<허철희의 자연에 살어리랏다> 가시연꽃




가시연꽃은 수련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로 물밑이 진흙인 수심 1~2m의 못에 산다. 잎 표면 전체에 억센 가시가 있는 연꽃이라는 뜻에서 가시연꽃이라 이름 지어졌다. 개연이라고도 부른다.

가시연꽃은 우리나라, 인도, 중국, 대만, 일본 등지에 걸쳐 분포하는 아시아 특산의 1속 1종인 희귀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야생식물 2급 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경기, 강원 이남에 분포하며, 강원도 강릉 풍호(楓湖)가 이 식물의 자생북한지(自生北限地:자생식물의 월동한계선)이다.

이곳 전북 부안에는 동진이나 주산 등지의 방죽에 자생하는데 잦은 준설작업 등으로 생태환경의 변화가 심한 편이다. 1990년대 말 동진의 방죽 하나를 온통 다 뒤덮고 있었으나 준설작업으로 인해 훼손되었고, 지금은 주산의 세 곳에 아직까지 자생하고 있다.





가시연꽃은 뿌리줄기는 짧고 수염뿌리가 많이 나온다. 종자가 처음 발아하여 나오는 잎은 화살 같지만 점차 자라 큰 잎이 되는데, 손바닥만 할 무렵에는 타원형으로 자라다가 다 자라면 원형에 가깝게 되고 잎의 지름은 20∼120cm가 넘을 정도로 크다.

억센 가시가 나 있는 잎 표면에는 주름이 많이 지고 윤기가 있으며, 뒷면은 흑자색으로 고목의 뿌리가 연상되리만치 맥이 중앙에서 방사선으로 촘촘히 뻗어 있다.

8월에 가시가 돋은 긴 꽃대가 자라서 그 끝에 지름 7cm 정도의 꽃이 피는데 낮에는 벌어졌다가 밤에는 닫힌다. 즉, 10∼14시 사이에 피었다 지는 개폐운동을 3일간 하다가 물속으로 들어가 종자를 형성하는 폐쇄화이다. 꽃받침 열편은 4개로서 녹색이며 밑 부분이 합쳐져서 통같이 되고, 꽃잎은 많으며 밝은 자주색이다.



열매가 익으면 터져서 가종피(假種皮)를 갖는 많은 종자가 물에 뜬다. 일정기간 떠다니다가 종피(種皮)가 썩거나 터져 물이 들어가면, 종자는 물밑으로 가라앉았다가 다음해 4∼7월에 발아한다.

가시연꽃의 종자는 담갈색으로 모양은 완두콩과 비슷하며, 무게는 0.5g 정도이고, 질은 단단하며 맛은 담담하다. 한방에서는 가시연꽃의 종자를 감실이라고 하여 허약체질·대하·통풍·소변실금 등의 증상에 탕·환·산제로 사용해 왔다.

<허철희 님은 자연생태활동가로 ‘부안21’을 이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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