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혹한에서 고공농성 중인 씨앤앰 노동자들

현재 씨앤앰 케이블방송 비정규직 해고자 109명이 원직복직을 요구하며 씨앤앰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입주 건물 앞에서 150일 넘게 노숙 농성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씨앤앰 노동자 강성덕(35) 씨와 임정균(38) 씨가 지난 12일부터 26미터 높이의 서울 프레스센터 광고판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농성 한 달이 다 되어 가는 시점. 5일은 올 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씨였다.





고공 농성장 전광판에 걸친 현수막에는 ‘비정규직 109명 대량해고! 씨앤앰과 대주주 MBK가 책임져라’는 글귀가 적혀 있다. 해고자 109명은 원청과 협력업체(하청) 재계약 및 신규계약 과정에서 고용승계가 되지 않았거나 계약이 만료돼 일자리를 잃은 노동자들이다.

150일 넘게 노숙농성을 했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추운 날씨에 올라갈 수밖에 없었던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들이 제기한 부당해고 문제와 부당대출 의혹에 정부당국이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위클리서울>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 전광판 위에서 혹독한 추위를 감내하며 극한 농성을 하고 있는 임정균 씨와 얘기를 나눠봤다. 임 씨는 전화 통화 내내 기침을 멈추지 않았다.






- 날씨가 많이 추워졌다. 견딜 만한가. 
▲ 지금 핫팩을 최대한 많이 활용하고 있다. 아무래도 새벽엔 잠을 거의 못자다시피 한다. 냉장고 안에서 환풍기가 돌아서 나온다고 보면 된다. 강성덕 씨는 지금 독감에 걸려 약을 먹고 있다. 몸살이 심하다. 기계에서도 전자파가 발생하는지 한 시간 정도 쉬고 있으면 머리가 굉장히 아프고 몸이 많이 붓는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견딜 만하다. 구조물 안에 다행히 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사실 날씨보다 전광판이 흔들려서 문제다. 바람이 많이 불어 흔들린다. 그리고 먼지가 엄청나서 공기가 탁하다. 마스크 없이는 견디기 힘들다. 강 씨와 저는 목이 이미 잠겼다.  





- 지난 4일 사측은 “해결책은 있다. 고공농성자 2명이 일단 내려온다면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 기존 ‘꼼수’ 해결책에서 한 발 더 나간 ‘노조 압박’ 의도일 뿐이다. 해결책과 관련해서도 노동자들 입장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봤는지 의문이다. 세부적으로 고민한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 사측과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해결될 때까지 버틸 것이다. 죽을 각오로 올라왔다. 아직도 사측과는 진전된 게 아무것도 없다. 그나마 주변에 동료들이 있어 위안이 된다. 집회를 하면 따라 하기도 하고, 시민들이 인사를 하면 같이 인사도 한다. 밤이 되면 전광판 속에서 잠을 청하지만 동료는 물론 연대해주시는 시민들을 보면 힘이 난다. 무관심하게 지나치시는 분을 보면 섭섭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여기 올라올 때의 마음 잊지 않고 끝까지 버텨낼 것이다.
아무리 추워도 견디고 몸이 아무리 아파도 내려갈 수가 없다. 최대한 건강관리 하는데 신경을 쓰고 있다. 그리고 밑에 미리 얘기해두었다. 더 많은 비닐과 담요를 올려 달라고. 완전무장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겠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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