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철희의 자연에 살어리랏다> ‘정금나무’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02년, 음식과 수명연장의 상관관계를 소개하며 음식이야말로 최고의 질병 치료제로서 장수의 지름길이라며 우리 몸에 좋은 건강식품으로 블루베리, 토마토, 마늘, 녹차, 시금치, 브로콜리, 귀리, 견과류, 적포도주, 연어를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선정해 발표한 바 있다. 

이 중에 블루베리는 블루베리에 함유된 안토시아닌(anthcyanin) 색소의 산화방지 작용이 월등하여 체내의 체세포를 보호하고, 면역체계를 증진할 뿐 아니라 항암작용에도 뛰어난 효과가 있고, 혈관 내의 노폐물을 용해하고 배설시켜 심장병과 뇌졸중을 예방하며, 피를 맑게 해준다고 한다. 또 안토시아닌 색소가 지닌 특기할 만한 효능은 바로 ‘시각 기능 강화’로 안토시아닌 색소가 로돕신(Rhodopsin)의 재합성을 촉진하여 눈의 피로, 시력저하와 같은 시각장애를 예방, 치료해준다고 한다. 또한 블루베리에는 바나나 보다 2.5배 이상의 식이섬유가 함유되어 있어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주고, 변비예방과 대장암 예방에 효과가 크며, 블루베리에 함유된 항산화제 성분은 노화에 따른 인지력 감퇴 억제 및 치료에 효과가 좋고, 치매예방에도 효과가 있고, 블루베리에 함유된 프로안티시아니딘이라는 성분은 요로감염을 막아주고 소변을 시원하게 보도록 돕는다고 한다. 이쯤되면 블루베리를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의 하나로 꼽은데 대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을듯하다.

 

 

블루베리(진달래목 진달래과의 관목, Vaccinium spp.)는 북아메리카 원산으로 이곳 원주민들이 식량으로, 약재로, 염료로 즐겨 이용하였고, 숭배한 열매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대 처음 재배가 되기는 했지만 보급이 확대되지는 못했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블루베리 붐을 타고 재배농가가 부쩍 늘었다. 부안에도 ‘변산블루베리농장’을 비롯하여 몇몇 농가가 블루베리를 재배하고 있다.

그런데 블루베리농장을 방문해 블루베리를 처음 보는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도 블루베리 가문(진달래목 진달래과 산앵두나무속)이 엄연히 존재했던 것이다. 바로 ‘코리안 블루베리’ 할 수 있는 정금나무다. 꽃이나 열매 모양도 그렇고, 맛도 비슷하다. 어릴 적 새콤달콤한 정금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산과 들에서 뛰놀던 기억이 난다. 그런가하면 언젠가는 가지가 축 늘어지도록 주렁주렁 달린 정금나무 열매를 보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따다가 설탕에 재어 효소를 만들어 맛있게 먹었던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정금나무 외에도 ‘진달래과 산앵두나무속(Vaccinium)’에 속하는 종이 여럿 있다. 북한산에 자생하는 산앵두나무, 남해의 섬에 자생하는 모새나무, 북한의 고산에 자생하는 월귤, 들쭉 등이다. 북한의 백두산 일대 들쭉 열매로 빚은 들쭉술의 영어명이 바로 ‘코리안 블루베리 와인’이다. 

 


한국 토종 블루베리 ‘정금나무’

정금나무(Vaccinium oldhamii Miq.)는 황해도 이남의 산에 자생하는 낙엽지는 나무이다. 부안에도 흔하게 자생하며, 특히 갑남산이나 격포 주변 산 중턱, 혹은 산등성이에 무리지어 자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원산으로 환경부에서는 정금나무를 ‘국외반출승인대상종’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높이는 2~3m 정도로 그리 높지 않게 자란다. 줄기는 짙은 갈색이며, 가지가 무성하게 갈라지는데 어린 가지는 회색빛을 띤 갈색이며, 잔털이 있다. 어긋나게 달리는 잎은 긴 타원형으로 길이 3-8cm, 폭 2-4cm이며 가장자리에 잔 톱니가 나 있다. 가을에는 붉게 단풍이 든다. 6~7월에 피는 꽃은 햇가지 끝에 총상꽃차례로 아래를 향해 달리며 종 모양의 꽃부리 끝은 5개로 갈라진다. 수술은 10개이다. 9~10월에 검게, 혹은 검은 갈색으로 익는 열매는 둥글고 지름 6~8mm 정도이다. 

정금나무 열매는 사과산과 구연산, 카로티노이드 등의 우리 몸에 유익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어 피로회복과 강정강장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가하면 예로부터 정금나무열매로 술을 담가 마시면 부부금슬이 좋아진다는 말이 전하며, 방광염·신우염·구토·임질·발진 등의 치료에 사용하고, 수렴제·이뇨제·건위제로 쓰여 왔다. <‘부안21’ 발행인, 환경생태운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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