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깜짝 개각 카드

 

박근혜 대통령이 ‘깜짝 개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로 지지율 하락이 가시화되던 시점이었다. 윤상현 김재원 대통령 정무특보의 사의를 박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이에 앞서 부분 개각을 단행함으로써 정치권은 새로운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총선을 위해 친박계 인사들의 전열 정비가 본격화되면서 새누리당은 물론 정치계 전반이 ‘총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의 ‘개각 카드’ 후폭풍을 살펴봤다.

 

 

‘박근혜 사람들’이 속속 여의도로 돌아오고 있다.

유일호(서울 송파을)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기준(부산 서구) 해양수산부 장관이 관직을 내려놓고 의정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두 사람은 후임 장관이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취임하는 11월 초 본격적인 국회 활동을 다시 시작할 예정이다. 친박계를 대표하는 두 의원의 복귀로 새누리당 계파간 갈등은 재점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황우여(인천 연수) 교육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부산 연제)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퇴도 시기의 문제라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장관들이 총선에 출마하기 위한 공식 사퇴시한은 내년 1월 13일이다.

친박계의 핵심 인사인 최경환 부총리는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연말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지만 공천룰을 둘러싼 새누리당 계파 갈등이 거세지면 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다. 황우여 부총리 또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임무가 마무리 되는 내달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김희정 장관도 후임자 인선이 이뤄지는 대로 당에 복귀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김영우 새누리 수석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번 개각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김 수석대변인은 한·미 정상회담 후 분위기를 쇄신하고 일부 장관들의 내년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 했다.

그러나 여당 안팎에서는 역사교과서 논란과 대통령 방미로 잠시 휴지기에 들어갔던 계파갈등이 재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경선 방식과 전략공천 여부를 놓고 본격적인 파워게임에 돌입할 것으로 예측된다.
 

‘전략 공천’ 불씨 재점화

한편 유승민 의원은 총선 후보자 선출을 위한 경선방식과 관련해 김무성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유 의원은 “공정한 여론조사를 위해 휴대전화 안심번호를 활용하고 국민 참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선 당내 기반이 약해진 김무성 대표와 박 대통령에게 찍혀나간 유승민 의원이 손을 잡고 ‘비박 연대’의 폭을 본격적으로 넓힐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김무성 대표는 ‘전략공천 불가’ 의지를 최근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당원 50%, 일반 국민 50%’인 현행 경선 규칙에서 일반 국민 비중을 70~80%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반해 친박계는 현행 당헌·당규대로 경선하자고 주장에 대체적으로 목소리를 함께 하고 있다. 친박계 장관들이 당으로 복귀하면 공천 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친박계의 복귀와 여당의 전열 정비는 새정치연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정현 새정치연합 수석부대변인은 “국토교통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을 총선 교통정리 하더니 윤상현, 김재원 두 정무특보의 사표를 수리했다”며 “청와대는 공천장 수여와 다름없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새누리당 공천장을 받은 사람들은 대통령 공천장을 받은 성골들과 당 대표 공천장을 받은 진골들로 나뉘게 될 것”이라며 “누구 공천장이 국민들에게 인기가 있을지 참으로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강호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는 경남 함양, 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충남 아산 출신”이라며 “새롭게 임명된 차관, 청와대 수석 비서관, 국가안보실 1차장의 출신지를 보면 서울, 경기, 경북, 경남, 강원, 충남인데 유독 호남 출신만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대통령이 100% 국민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역사관만 100% 통합하려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연말까지 ‘추가 개각’이 예상되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시작되는 여권 내 권력다툼이 어떻게 진행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