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언론=가톨릭뉴스지금여기> 빈호아 학살 50년

정동 프란치스코회관 ‘평화의 소녀상’ 옆에 베트남 아이를 안은 여자 모습을 담은 소조 작품이 잠시 세워졌다. ‘베트남 피에타’라는 이름이다.

▲ ▲ 4월 27일 한베평화재단 건립추진위가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서 '베트남 피에타' 상의 모형을 공개했다. ⓒ강한 기자

한베평화재단 건립추진위가 27일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베트남과 한국에 세울 예정인 이 조각상의 모형을 선보이고 재단 설립 진행 상황을 알렸다.

 

한베평화재단 건립추진위는 올해 베트남 중부 곳곳에서 ‘한국군 민간인 학살 50주년 위령제’가 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1966년 한국군이 민간인 430명을 죽인 베트남 빈호아, 그리고 한국에서는 ‘세계평화의 섬’ 제주도에 올해 안에 베트남 피에타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베트남 피에타’는 아이를 안고 있는 여자의 모습으로 베트남전쟁 때 한국군에게 학살된 사람들, 특히 아이들을 추모하는 뜻을 담았다.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비(소녀상)를 만든 작가 김서경, 김운성 씨가 이 작품도 구상했다. 프란치스코회관 앞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서경 씨는 베트남 피에타 상에는 한국 정부가 아직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베트남 민간인들을 향한 진정 어린 사죄와 반성의 메시지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베평화재단 건립추진위는 2015년 9월 베트남전쟁을 성찰하고 한국이 동아시아 평화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뜻에 공감하는 지식인, 종교인, 문화인 등이 모여 만들어졌다. 노화욱 극동대 석좌교수가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서중석 성균관대 명예교수, 정지영 감독, 명진 스님 등 68명이 추진위원이다. 천주교에서는 제주교구 강우일 주교, 임문철 신부가 참여하고 있다.

 

추진위는 재단 설립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며, 앞으로 평화운동 확산을 위한 캠페인, 평화교육, 베트남전쟁 연구와 피해자 지원, 한국과 베트남 문화예술교류, 참전군인을 아우르는 연대활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사흘 뒤인 4월 30일은 1975년 남베트남 정부가 무너지며 베트남전쟁이 끝난 날이다. 베트남전쟁은 1964년 통킹 만 사건을 구실로 미국이 북베트남을 폭격하면서 전면전으로 확대돼 10년 넘게 계속됐다.

▲ ▲ 27일 한베평화재단 건립추진위 기자회견에 참여한 이들이 베트남 피에타 상과 평화의 소녀상 앞에 꽃을 바치고 있다. 왼쪽은 기자회견 중 부모 세대의 전쟁 피해에 대한 글을 낭독한 베트남 출신 유학생 응우옌응옥뚜옌이다. ⓒ강한 기자

한국은 1964년 비전투부대 파견에 이어 1965년부터 맹호, 청룡, 백마부대 등 전투부대를 베트남에 보냈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한국이 베트남에 파견한 병력은 연인원 30만 명이 넘어 미국 다음으로 많았고, 전쟁 중 1만 6000명이 다치거나 죽었다. 게릴라전의 근거지였던 숲을 없애고자 미군이 쓴 고엽제의 피해는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으며, 미군과 한국군이 저지른 베트남 민간인 학살은 큰 상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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