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28일부터 3일간 예비후보 등록…이재명 등 9명 경선 예고
野, 최재형 사퇴 윤석열 29일 출마 선언 홍준표 등 대선 행보

[위클리서울=김경배 기자]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던 최재형 감사원장이 28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내년 20대 대선을 향한 후보군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재명 경기지사,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이 대선을 향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으며 야권에서는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비롯하여 이미 출마선언을 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원희룡 제주지사를 비롯 홍준표 의원,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 등도 속속 대선판에 합류하고 있다.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그래픽=이주리 기자

여권, 본격 경선일정 돌입…이재명 1일 출마 선언

대선후보 경선 일정을 둘러싼 논란을 끝낸 더불어민주당은 당내 주요 주자들이 본격적인 경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민주당은 9월 5일(결선 투표 시 9월 10일)까지 대선후보를 정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28일부터 사흘간 예비후보자 등록을 받고 2주간의 ‘예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

현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한 ‘9룡’ 간 대결로 대진표가 거의 확정됐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박용진‧이광재 김두관 의원, 양승조 충남지사, 최문순 강원지사가 경선에 참여한다.

여권 지지율 1위인 이 지사는 예비후보등록 마지막 날인 30일에 후보 등록을 마치고 다음 달 1일 영상으로 출마 선언을 하기로 했다. 야권 맞상대 격인 윤 전 총장의 출마 선언일(29일)을 고려한 선택으로 알려졌다.

이 지사는 ‘청년’을 공략하며 ‘꼰대 정당’ 출신 이미지 탈피에 나섰다. 그는 26일 가상현실(VR) 플랫폼인 ‘메타버스’를 이용한 ‘제1기 경기도 청년참여기구’ 발대식에서 “나의 청년 시절과 달리 지금은 기회가 워낙 적다. 그래서 청년들이 희망도 잃고 불공정에 분노하는 상황”이라며 “기성세대로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우선 후보 등록을 먼저 한 후 다음 달 5일이나 6일 출마 선언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사람 높이는 나라’를 슬로건으로 “‘촛불 혁명’을 완수하겠다”며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밖에 박용진 의원은 후보 등록 후 첫 행보로 벤처스타트업 방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여권 대권주자 중 처음으로 대선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치고 본격 행보에 나섰다.

합종연횡도 가속화되고 있다. 반(反)이재명 전선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앞서 출마 선언을 마친 정 전 총리는 28일 이광재 의원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주식시장 관련 공약 등을 함께 발표하면서 7월5일까지 단일화하기로 했다. 양쪽 후보 측은 “앞으로 주요 일정에는 공동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문순 지사는 이날 예비후보 등록 후 기자들과 만나 후보단일화에 대해 “어차피 (과반 득표 후보가 없으면) 결선 투표가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컷오프(예비경선)까지 1차 라운드가 진행되니 거기에 집중하고, 그걸(컷오프) 지나면 합종연횡이나 정치적 결사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재감 약한 국민의힘 후보들 가시 섞인 설전

‘이준석 효과’에 힘입어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는 국민의힘도 당내 대선 주자들이 본격적인 대선 행보에 돌입했다. 최근 복당한 홍준표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기자회견을 여는 29일 대국민 비전 발표회를 여는 ‘맞불 전략’을 택했다.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엿보는 자리가 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정계로 복귀한 황교안 전 자유한국당 대표도 30일 출판 기념회를 열고 대선 행보를 공식화한다. 또 원희룡 제주지사는 원내 지지 모임인 ‘희망오름’을 내달 초 출범하는 등 대권 행보를 서두르고 있으며 유승민 전 의원은 내달 12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에 공식 이름을 올릴 예정이다.

문제는 이들 당내 인사들의 지지율이 미미하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후보 간 가시 섞인 설전과 비판이 난무하고 있다. 홍준표 의원은 야권 대선후보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견제에 나섰다.

홍 의원은 지난 26일 윤 전 총장과 가족의 비리 의혹을 모았다는 이른바 ‘윤석열 X파일’에 대해 “무슨 내용이 X파일에 있는지 모르나, 그것이 과연 국민감정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가 후보의 정치적 성공 여부를 결정 짓게 될 것”이라며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또 다른 당내 대권주자인 원희룡 제주지사가 “윤석열이 타격을 입으면 자신에게 이익이 온다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저격하자, 홍 의원은 “나는 잘못된 것을 보고는 피아를 막론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없었다”고 응수했다.

이와 함께 홍 의원은 2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갑자기 집안에 계모가 들어와서 이유도 없이 맏아들을 쫓아내는 바람에 그 기간이 좀 오래 걸렸다"면서 "쫓아낸 사람은 황교안 대표고 또 받아들이지 않았던 분은 김종인 위원장"이라며 황 전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을 직격했다.

이에 대해 황 전 대표는 28일 YTN 라디오에 출연, 홍 의원이 자신을 '계모'라고 지칭한 것과 관련해 “공천과정에서 여러분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당 대표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고, 그것 때문에 아픔과 성찰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면서 "저를 어머니라고 생각한다니까,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야권 대선 후보들간 비난전이 가열되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범야권으로 거론되는 대선 주자들에 대한 당내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 대표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에게 내놓을) 비빔밥에 아직 빠진 재료들이 좀 있다”며 “한 가지 특별한 부탁을 하고 싶다. 당 안에 계시는 잠재후보군은 당 밖에 있는 범야권 후보군이 함께할 수 있도록 우려 섞인 비판의 메시지는 잠시 자제하실 것을 권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치권 뒤흔드는 문재인 정부 출신 대선 후보들

국민의힘 소속 대선 후보들이 아직까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28일 사퇴한 최재형 감사원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등 현 정부 전·현직 고위공직자들이 야권 대선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먼저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선 후보 지지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판에 뛰어든다. 그동안 대변인 선정 등 대선 조직 강화에 주력했던 윤 전 총장은 29일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사표를 발표할 예정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이곳에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 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주말 동안 ‘공정과 상식의 회복’ ‘헌법 정신’, 애국 등의 키워드가 담길 출마선언문 작성에 집중했다. 27일엔 기념관을 직접 둘러보면서 출마 선언 당일의 동선과 현장 분위기 등을 최종 점검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7월 초 여당의 텃밭인 광주도 방문할 예정이다.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평가받는 최재형 감사원장도 28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감사원으로 출근하며 "저의 거취에 관한 많은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감사원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서도 원장직 수행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해 오늘 대통령께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달리 국민의힘 입당에 힘이 쏠리고 있다. 최 원장 측근들에 따르면 최 원장은 제3지대나 신당 창당 등 선택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적폐청산 과정에서 친박 인사나 MB(친이명박) 인사들과 불편한 관계에 놓인 윤 전 총장과 달리 비토 세력이 없기 때문이다.

관건은 입당 시기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대체로 최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까지 최소 한 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 정권에서 감사원장을 지낸 이가 중도 사퇴한 후 바로 제1야당을 입당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최 원장은 이날 ‘언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사의를 표명하는 마당에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또 ‘대선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인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그건 차차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선 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전 부총리도 7월 초쯤 사회문제를 다룬 책을 출판하고 공개적으로 정치 행보를 시작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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