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여울 글/ 이내 그림/ 김영사

ⓒ위클리서울/ 김영사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첫 문장을 머뭇거리지 않고 쓸 순 없을까. 재능이 없어도 책을 펴낼 수 있을까. 도대체 작가는 어디서 영감을 얻을까. 글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이들이 한 번쯤 마주하는 질문에 정여울 작가는 되묻는다. 우리는 왜 글을 쓰고 싶어 하고 어떻게 오래도록 쓰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끝까지 쓰는 용기》는 50만 독자를 사로잡은 베스트셀러 작가 정여울의 첫 글쓰기 책이다. 문학서, 인문서, 여행서를 넘나들며 독자들과 교감해온 작가가 매일 글을 쓰며 느꼈던 경험담과 자전적 집필담을 풀어놓았다. 취재부터 퇴고까지 한 편의 글을 완성하고 한 권의 저서를 펴내는 데 도움을 주는 책, 원 포인트 글쓰기 레슨이 아닌 지치지 않고 쓰는 태도를 길러주는 책, 쓰고 싶지만 쓰지 않는 몸과 마음을 차츰차츰 움직이는 책이다.

처음부터 사랑받는 글을 쓰는 사람은 드물다. 정여울 작가도 그랬다. 국문과 대학원을 다니던 시절, 엄격하지 않고 감성적인 평론을 쓴다는 지적을 받았고, 평론가로 데뷔하자마자 단숨에 주목받는 행운도 누리지 못했다. 《끝까지 쓰는 용기》에서 작가는 “박사 논문을 쓸 때까지 저는 계속 미운 오리 새끼였고, 이방인이자 외계인이었”다고 고백하며, 모두가 작가의 길을 반대했지만 맹렬히 자신만의 글을 써내려갔다고 말한다. 그렇게 작가는 18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성실하게 진솔한 문체와 섬세한 공감으로 세상의 아픔을 토닥이는 글, 문학과 인문학을 넘나드는 글을 썼고, 독자는 그런 작가의 글을 읽으며 위안을 받았고 살아갈 힘을 얻었다. 

핵심 비법만 쏙 뽑아 알려주는 책은 머리로 쓰게 한다. 아니, 정해진 공식에 따라 쓰다가 끝내 글쓰기의 쾌감을 잊게 만든다. 반면, 글 쓰는 재미와 의미를 알려주는 책은 온몸과 온 마음으로 쓰게 한다. 《끝까지 쓰는 용기》는 완연한 후자다. 읽고 덮는 책이 아니라 읽으며 쓰게 만들고, “쓰고 싶지만 시작하기가 두려운 당신”에게 쓸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작가의 글쓰기 수업을 들은 이들은 한결같이 이런 후기를 남긴다. ‘글쓰기 수업’가 아니라 ‘마음치유 수업’을 받은 것 같다고. 글쓰기의 기본 원칙보다 각자의 소중한 이야기를 꺼낼 수 있도록 작가가 아낌없는 응원을 건네기 때문이다. 어쩌면 글 쓰는 일은 속마음을 꺼내는 일에서 시작되며, 우리는 나만의 진솔한 이야기를 쓰면서 한 뼘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키워드
#김영사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