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새벽 지음/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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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 유쾌발랄 애정결핍형 인간 전새벽 작가의 신작 에세이가 나왔다. 한때 우울증과 공황장애를 진단받고 자기혐오와 자기연민 사이에서 방황하던 작가가 고백하는 진솔한 내면세계, 그리고 모든 것을 인정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건네는, 타인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손길, 애처롭고 엉뚱한 작가의 세계에 발을 내딛는 순간, 뜻밖의 다정함과 유쾌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에는 그 흔한 ‘힘내’라는 격려도, 화려한 미사여구도 없다. 대신 애정결핍자의 내밀하면서도 담담한 자기 고백이 있다. 처음엔 안쓰럽다가도 응원하게 되고, 결국 자신이 위로받게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에 반해, 저자 특유의 재치 있고 경쾌한 문체는 어둠 속 크고 환한 달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편안함을 선사한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하더라도 자신의 정신 병력을 타인에게 공개하는 것은 금기에 가까웠다. ‘나약한 자’ ‘사회 부적응자’ 등으로 낙인찍힐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시대가 점차 변하며 인간 정신에 대한 이해력과 공감력이 커지면서 우리는 이를 보다 열린 자세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에게 마음의 병을 드러내는 데는 크나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 책에는 우울증과 공황장애에 시달리던 작가의 내밀하고 치밀한 자기 고백이 담겨 있다. 작가는 과도한 관심욕구와 인정욕구, 그로 인한 자기연민과 자기혐오로 가득했던 기억들을 섬세하게 들추어낸다. 그리고 그 안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고 아직 과거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현재의 나 자신에게 긍정의 시선을 보낸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지만, 저자 특유의 경쾌하고 위트 넘치는 톤과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스토리텔링은 웃음을 잃지 않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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