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 대응 등급서 싱가폴·말련 등에 뒤져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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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 서울=방석현 기자] 싱가포르의 DBS Group이 아시아 은행 중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노력하는 은행으로 평가받았다. 국내은행들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DBS, 아시아 은행권 기후변화 대응 선도

아시아리서치&인게이지먼트(ARE)에 따르면 아시아 주요 은행의 기후위기 대응 등급은 9월 기준 싱가포르의 DBS가 CC를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말레이시아 CIMB Group이 C등급으로 2위를 차지했으며, KB 금융그룹(C등급)를 필두로 신한금융그룹(C 등급), 하나금융그룹(DD등급) 등이 각각 3, 6, 8위에 랭크됐다.

ARE는 C등급은 장기적인 탄소중립(Net-Zero) 목표는 있지만 구체적인 중단기 전략이 없는 경우이며, DD 등급은 기후변화 리스크에 대한 인식과 대략적인 전략이 있는 경우 부여된다고 설명했다.

DBS는 적극적인 지속가능성 제고 노력을 인정받고 있다.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아태지역 은행 중 최초로 탈탄소화를 선언하고 2022년 9월 탈탄소화 실행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대출 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에너지, 석유, 자동차 등 7개 주요 산업에 대한 탈탄소화 방안을 마련한 상태로, 2021년부터 탄소배출권 거래 디지털 플랫폼 Climate Impact X(CIX)를 설립해 전 세계 기업들에게 탄소배출권을 편리하게 비교·거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CIX는 DBS가 싱가포르거래소 등과 공동으로 설립한 플랫폼으로 인공위성 모니터링, 머신러닝·블록체인 기술을 통해 탄소배출권 거래의 투명성 및 효율성을 제고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음식물쓰레기가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의 8%를 차지함에 따라 DBS는 음식물쓰레기가 고형 폐기물 중 30%가 달하는 홍콩에 ‘도시 농장’도 건설한 상태다. 사무실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를 작물을 위한 퇴비로 사용하는 등 임직원의 식량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고 있다. 

글로벌 은행도 기후변화 적극 대응 중…한국은 미흡

전 세계적으로 환경 인식 및 지속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제고됨에 따라 대형은행들에 대한 소비자 및 투자자의 지속가능 경영에 대한 요구가 늘어나는 추세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럽 소비자의 64%는 은행을 통해 지속가능 투자를 실행할 의향의 있으며, 30%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상품이 5~10%의 추가 비용이 들더라도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Wells Fargo, Bank of America, Citibank 등 미국 대형은행의 주주총회에선 일부 주주들이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실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소비자와 투자자의 증가하는 지속가능 경영 요구를 충족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고 실행 규모와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JP Morgan은 지난 1월 지속가능 투자 특화 사모펀드팀을 신설하여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해 다양한 산업을 위한 기후 및 자원 효율성 관련 솔루션 지원을 시작했다. Wells Fargo, Citibank 등은 Net Zero Banking Alliance 회원 가입을 통해 2050년까지 투자 및 대출 포트폴리오를 Net-Zero 수준에 맞추겠다고 약속했다.

국내은행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은 대응이 미흡하다는 평가다. 

다수의 금융사가 최근 1~2년간 탄소중립 및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지만, 지구온도 상승폭을 1.5도 이내로 제한하자는 파리 기후협약의 목표에 걸맞은 수준의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한 곳은 드물기 때문이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동의하는 금융사는 많지만, 구체적인 중단기 실천계획이나 고탄소 배출 기업을 배제하는 투자기준을 수립한 곳도 찾아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최희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국내에서도 은행을 포함한 금융회사의 구체적인 탄소배출량 감소 계획 등 장기적인 Net-Zero 목표뿐만 아니라 중단기적인 계획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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