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이스타항공에 AOC 발급…운항재개 초읽기
사모펀드 인수 이후 곧바로 국토부에서 AOC 발급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이스타항공이 국토부로부터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 ‘AOC’를 3년 만에 재발급 받으며 본격적인 이륙 준비를 마쳤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 속 재무건전성 악화로 운항중지 사태에 놓였던 이스타항공은 창업주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의 횡령‧배임 문제와 함께 허위회계 의혹 등이 잇따라 불거지며 AOC 발급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이 와중에 국내 중견회사 ㈜성정의 품에 안겼던 이스타항공은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로 지분과 경영권이 넘어갔다. AOC 발급까지 긴 시간이 걸린 만큼, 생계 문제로 어려움을 겪던 조종사 등 근로자들도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위클리서울/ 이스타항공 홈페이지

국토부, 이스타항공에 AOC 발급…운항재개 초읽기

28일 국토교통부는 “이스타항공에 대한 안전운항체계 검사를 완료하고 항공안전법 제90조에 따라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을 갱신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2020년 5월 운항증명 효력이 정지된 이후 약 3년여 만에 이스타항공이 운항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가 “적정 항공안전 인력의 확보와 훈련 상태, 운항·정비지원체계 등 지원인력 시설 적합성 등에 대한 검사 및 보완조치가 완료됨에 따라 운항증명 갱신을 결정했다”고 밝힘에 따라, 이스타항공은 노선허가 등 절차를 거친 후 국내선 중심으로 운항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

국토부 측은 이스타항공에 조종‧정비 각 1명씩 전담 감독관을 배정해 취항 후 1개월까지 출발 전후 현장 밀착점검을 실시하고, 취항 후 6개월 시점에 운항증명 당시 확인한 안전운항체계가 지속 유지되고 있는지 종합점검을 실시할 방침이다.

조중석 이스타항공 대표는 “지난 수개월간 이스타항공의 새로운 이륙을 위해 전사적으로 기울인 노력이 결실을 맺게 됐다”며 “앞으로 안전과 고객만족이라는 두가지 가치를 제고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 입장을 밝혔다.

이스타항공으로서는 AOC 발급이라는 큰 산을 넘어섰지만, 이러한 결과가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어려움과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일들이 있었다.

2007년 설립된 국내 LCC(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은 한때 20여대의 여객기를 운영하며 제주노선에 이어 국제선 시장까지 진출하고 운항 4년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활발한 비행을 이어갔다.

그랬던 이스타항공이 운항증명 효력정지 사태를 맞은 것은 지난 2020년 5월. 일본 불매운동 여파에 더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리던 이스타항공은 재무건전성 악화로 결국 운항을 중지하기에 이르렀다.

설상가상으로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횡령·배임과 함께 타이이스타젯 설립 및 문재인 전 대통령 사위 부정취업 의혹, 직원들의 임금체불 문제까지 잇따라 터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를 걸었다.
 

성정 품에 안겼던 이스타항공, 사모펀드에 매각돼

파산 위기에 놓인 이스타항공은 결국 202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2021년 6월 법정관리 중이었던 상태로 국내 중견기업 ㈜성정에 인수됐다. 이후 성정은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고 재운항을 위해 신규인력까지 채용하는 등 공격적인 재개 움직임을 보여왔다.

실제로 2021년 12월 국토부로부터 국제항공운송사업 변경 면허까지는 발급받고 지난해 3월 가까스로 기업회생에 성공하면서 AOC 발급에 대한 기대를 높여갔지만, 어찌된 일인지 AOC 발급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비상탈출훈련까지 마친 상황이었던 만큼 2022년 상반기 중 AOC 발급이 예상됐지만, 국토부에서 2022년 7월5일 이스타항공이 회계자료를 허위로 제출했다고 문제 제기를 하면서 일련의 절차가 중단됐다.

국토부의 이같은 행보에 이스타항공 직원들은 물론 지역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당시 직원들은 “국토부가 AOC 발급 절차를 잠정중단하면서 매출이 없는 상태로 고정비용만 지출되고 있다.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가족들의 생계를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 울분을 토했고, 대전‧충청권에서도 “기업의 영업활동은 기업의 생명을 유지하는 심장과도 같은 것이다. 수사와는 별개로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거듭 촉구했다.

이스타항공 직원들과 지역사회의 애끓는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항공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충분한 재무 건전성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를 대며 AOC 발급을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재무건전성 악화를 견디지 못한 성정은 비행기 한번 제대로 띄워보지 못한채 2년도 채 버티지 못하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지분과 경영권을 100% 넘겨버렸다. 투자 원금은 커녕 대규모 손실만 떠안은채 항공사업에서 손을 뗀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 속 2019년 기준 23대였던 항공기 수는 2022년 기준 3대로 줄어들었다.
 

사모펀드 인수 이후 곧바로 국토부에서 AOC 발급

2023년 1월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인수한 사모펀드 VIG파트너스는 1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고 거짓말처럼 AOC 발급까지 순조롭게 이뤄졌다.

국토부가 왜 성정의 품에 안겨있던 이스타항공에게는 AOC 발급을 해주지 않고 시간만 끌다가, 사모펀드 품에 안긴 이스타항공에 AOC 발급을 해줬는지는 알 수 없다.

3년 가량 되는 오랜시간 동안 AOC 발급이 안되면서 속앓이를 했던 이스타항공과 내부 직원들로서는 이번 결과로 다시 날아오를 기회를 잡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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