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열달째 기준금리 동결…3.5% 유지
한국은행, 열달째 기준금리 동결…3.5% 유지
  • 정상훈 기자
  • 승인 2023.12.0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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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서 7번째 동결, 한미 격차 2%p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한국은행이 30일 올해 마지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지난 1월 기준금리를 3.25%에서 3.5%로 올린 이후 2·4·5·7·8·10월까지 6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데 이어, 이번에 7번째 기준금리 동결을 택한 것이다.

이로써 3.5%의 기준금리는 약 10개월째 이어지고 있으며 한미간 금리 격차는 무려 2%p까지 벌어진 상태다.

 

ⓒ위클리서울/ 디자인=이주리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1월1일 5.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사실상 금리인상 기조가 마무리 됐고, 가계‧기업부채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까지 하회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늘 오전 9시부터 열린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연 3.50%를 조정없이 동결했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큰 만큼 현재의 긴축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 때문에 내년 상반기 이후에도 기준금리 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금리 동결과 관련해 소비자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9월 3.7%에서 지난달 3.8%까지 치솟으며 미국의 물가인상률을 넘어선 상태다. 곳곳에서 ‘슈링크플레이션(가격을 유지한 채 제품 용량을 줄이는 것)’ 현상이 발생하면서 정부가 단속에 나서고는 있지만 통화정책을 통한 물가안정에의 의지는 비쳐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 대해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금리를 올리면 물가를 우선시하는 거고, 금리를 안 올리고 그대로 있으면 물가를 우선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판단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최근의 물가상승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으로 국제유가가 많이 올랐고 농산물 가격이 생각보다 많이 올랐다고 설명하면서도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올해 3.6%, 내년 2.6%로 전망했다. 이는 종전 전망치보다 각각 0.1%p, 0.2%p 가량 오른 것으로 “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의 파급 영향 등으로 올해와 내년 모두 지난 전망수준을 다소 상회할 것”이라 예상했다.

 

ⓒ위클리서울/
ⓒ위클리서울/ 디자인=이주리 기자

실제로 이창용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안정이 한국은행의 첫번째 목표라는 점을 강조하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올렸지만 기준금리를 올릴지 현 수준을 오래 가져갈지는 여러 요인을 보고 판단할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까지 수렴하는 기간을 내년 말이나 2025년 초반 정도로 예상한다. 저희가 미국보다는 2%로 빨리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물가상승 우려와는 별개로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도 다소 비관적이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지난 8월 예상을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2.1%로 0.1%p 내렸다.

10월 산업활동동향 통계에서도 생산(-1.6%)·소비(-0.8%)·투자(-3.3%) 지표가 모두 전월 보다 후퇴하며 전(全) 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가 1.6% 하락해 2020년 4월(-1.8%) 이후 3년6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을 보였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은 지난 8월 전망치에 부합하는 1.4%로 예상되고 내년은 2.1%로 높아지겠으나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더딘 소비 회복세의 영향으로 지난 전망치(2.2%)를 소폭 하회할 것”이라 설명했다.

물가인상 압박과 경기침체 우려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은이 7연속 기준금리 동결을 택한 배경에는 가계‧기업부채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부실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로 인한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섣불리 금리를 올렸다가 경기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도 일부 작용한 모양새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호한 물가 지표 등을 근거로 금리동결을 택하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도 상당히 줄어든 점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7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동결로 이미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는 2%p까지 벌어진 만큼 원/달러 환율 급등과 외국인 자금 유출의 가능성이 크고, 여전히 미 연준이 긴축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데다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물가상승 등 불안요소는 곳곳에 산적한 모습이다.

실제로 금통위는 “국내 경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간다”면서도 “향후 성장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의 파급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 덧붙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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