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원주 현장 일정 소화... 친윤계 단수공천 행보는?

[위클리서울=최규재 기자] 국민의힘(이하 국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6일 강원도 원주를 찾아 공약 발표와 현장 일정을 소화하면서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한 위원장은 4·10 총선에 출마한 원주 지역구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지난 1월 강원도당 신년 인사회에 이어 비대위원장 취임 후 두 번째 원주 방문이다. 원주갑·을 총선 후보인 박정하 의원과 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행보로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한편에서는 국힘 '원조' 친윤(친윤석열) 그룹인 권성동·이철규·윤한홍 의원도 잇따라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불린 인사들의 총선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선동 의원과 함께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재선의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의 단수공천과 관련 권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초선의 초심과 중진의 추진력으로 강릉의 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강원도, 한 위원장에 환호

원주를 찾은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한 카페에서 문화시설 확충 등을 담은 '함께 누리는 문화' 총선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수도권을 벗어나서 공약 발표를 하는 것은 아마 오늘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강원도와 원주를 사랑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원주는 강원도에서 대단히 젊은 지역이고 인구가 늘어나는 곳, 산업·문화가 발전하는 곳"이라며 "지역의 모델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갖고 왔다"고 강조했다.

8개 의석을 가진 강원도는 국힘 지지세가 비교적 높은 곳이지만, 원주는 상대적으로 '험지'로 꼽힌다. 21대 총선에선 2개 지역구를 모두 민주당에 내주기도 했다. 당시 원주갑에서 이광재 민주당 후보가 48.56%, 박정하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가 41.13%를 득표하고, 원주을에선 송기헌 민주당 후보가 53.88%, 이강후 미래통합당 후보가 43.18%를 얻으며 두 곳 모두 민주당이 상당한 격차로 승리한 바 있다. 다만 이광재 의원이 강원지사 출마로 의원직을 사퇴하면서 치러진 2022년 원주갑 보궐선거에서는 박정하 의원이 당선됐다. (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참조)

한 위원장은 이날 "이 당을 이끌게 된 두 달 동안 원주에 두 번 왔다"며 "굉장히 애착을 갖고 있고, 국민의힘은 원주시민의 삶을 개선하겠다는 의지가 굉장히 강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렇기 때문에 박정하·김완섭 같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후보를 먼저 제시한 것"이라며 "국민의힘은 제가 없어도 돌아가지만, 박정하가 없으면 돌아가지 않는 정당이다. 그리고 지난 몇 년간 (법무부 장관으로서) 가장 무서웠던 사람이 예산을 담당했던 김완섭"이라고 후보들을 독려했다.

그는 또 "이런 분들을 후보로 낸 것은 정말 필요한 공약을 기획해내고, 그 기획한 내용을 실천할 가장 적임자이기 때문이다. 가장 공천이 잘된 곳"이라며 "이분들의 공약을 중앙당 차원에서 보증하고 같이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위원장은 원주자유시장에서 열린 상인 간담회에서 코로나 시기 소상공인 대출금 상환 추가 유예, 안전관리자 부담금 지원금 확충 등을 건의받고 "시장에서 땀 흘리는 분들에게 충분히 보답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아울러 자유시장에서 온누리상품권으로 전과 인절미 등을 구입하고, 몰려든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사진 촬영 요청에 응했다. ‘

시장 한쪽 골목에 마련된 단상에 박·김 후보와 함께 올라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화답하기도 했다. 강원도당 신년회에서 "원주에 최소 세 번 이상 오겠다"고 했던 한 위원장은 이날 "지금 같아선 네 번, 다섯 번 오고 싶다. 올 때마다 정말 좋다"며 재방문 의사를 밝혔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3자 경선으로 바껴

이날 국힘은 권성동 의원을 강원 강릉에, 조지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을 경북 경산에 단수 공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4선의 권 의원은 대선 승리 직후 첫 원내대표를 맡으면서 한때 '친윤(친윤석열) 핵심'으로 꼽혔던 인물이다. 조 전 행정관이 단수 공천된 경북 경산은 현역 윤두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곳이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무소속 출마했다.

공관위는 또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을 경기 용인갑에 우선추천(전략공천) 방식으로 재배치했다. 이 전 비서관은 서울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대통령 참모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일자 당에 지역구를 일임한 바 있다.

울산 중구는 현역인 박성민 의원과 정연국 전 청와대 대변인, 김종윤 전 국회부의장 보좌관의 3자 경선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서울 영등포 을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과 박용찬 전 당협위원장, 경기 군포는 이영훈 전 대통령직 인수위 전문위원과 최진학 전 당협위원장이 각각 경선하기로 했다.

경남 남해·사천·하동의 경우 애초 결정했던 대로 서천호·이철호·조상규 예비후보의 3자 경선으로 확정됐다. 남해·사천·하동은 경선에서 배제됐던 박정열 예비후보의 이의제기를 공관위가 받아들이면서 4자 구도가 됐으나, 이에 다른 예비후보들의 반발이 재차 제기되면서 다시 3자 경선으로 바뀐 것이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해당 공천 신청자에게 원천 배제 부적격 사유에 해당하는 범죄경력은 아니지만, 다수의 범죄경력이 있다"며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국민의 뜻에 비춰 그 기준에 미달한다는 점을 고려해서 깊이 있는 논의 끝에 (박정열 후보의 이의제기를) 최종 기각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위클리서울/ 김현수 객원기자

장제원 물러나나?

국힘 '원조' 친윤(친윤석열) 그룹인 이철규·윤한홍 의원도 잇따라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그룹으로 불린 인사들의 총선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권선동 의원과 함께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재선의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윤한홍(경남 창원마산회원) 의원의 단수공천과 관련 권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초선의 초심과 중진의 추진력으로 강릉의 힘이 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원모 전 인사비서관도 경기 용인갑에서 우선추천(전략공천)을 받았다. 서울 강남 을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이곳으로 재배치됐다. 앞서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은 부산 해운대갑에서 단수공천을 받았다.

이들 지역구는 여권 강세 지역으로 분류된다. 각각 5선과 3선, 그리고 여의도 첫 입성에 한 발 가까워졌다는 게 중론이다. 친윤계 초선인 이용(경기 하남),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도 경선을 통한 본선 진출을 노리고 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내 친윤계로 분류된다.

이런 가운데 3선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의 행보도 이목을 끌고 있다. 장 의원은 친윤 그룹에서도 '실세'로 불렸지만, 당 혁신위원회가 연일 주류 희생론을 띄우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전격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현역 의원 중에서 나온 첫 선언이었다. 결과적으로 나머지 3명의 원조 친윤 의원들과 윤 대통령 측근들의 길을 터준 셈이다. 장 의원은 이들 세 의원과 윤 대통령의 2021년 정계 입문 때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정권 교체 이후에도 윤 대통령과 함께 부부 동반 모임을 할 정도로 각별한 관계였다.

특히 권·장 의원은 한때 '브라더'로 불리기까지 했다. 이들의 ’브로맨스‘는 이준석 전 대표 사퇴 국면을 전후해 균열되었다.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권 의원이 당권에 도전하려다 접고, 장 의원이 김기현 전 대표를 지원하면서 사이는 더욱 멀어졌다.

장 의원이 불출마한 사상 지역구에는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단수 공천을 받았다. 그는 지역구 정월대보름 행사에 김 전 사무처장과 함께 참석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사상구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인사를 드렸다"며 "여한 없이 일할 수 있었다"고 적었다. 사실상 공천 받을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총선이 한달여 남은 상황에서 국힘과 한 위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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