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고령층일수록 빈곤율 높아

[위클리서울=선초롱 기자] 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이 개선되다 되레 뒷걸음질 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층의 여성 노인에서 빈곤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무료 급식소에서 많은 시민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위클리서울/(사진=연합뉴스)
무료 급식소에서 많은 노인들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위클리서울/(사진=연합뉴스)

11일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자료에 따르면 2022년 처분가능속도 기준(가처분소득)으로 65세 이상 노인 인구의 상대적 빈곤율(노인빈곤율)은 38.1%로 나타났다. 

‘처분가능소득’은 개인소득에서 세금 등을 제하고 연금 등 공적 이전소득을 보탠 것으로,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을 말한다. ‘상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중위소득의 50%(상대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이에 반해 ‘절대적 빈곤율’은 전체 노인 중 소득수준이 최저생계비(절대 빈곤선) 이하인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노인빈곤율은 직전 연도인 2021년 37.6%보다 0.5%포인트 더 높아진 수치다. 개선되기는커녕 되레 악화된 것이다. 그동안 노인빈곤율은 감소 추세를 보였다. 2011년 46.5%, 2012년 45.4%, 2013년 46.3%, 2014년 44.5%, 2015년 43.2%, 2016년 43.6%, 2017년 42.3%, 2018년 42.0%, 2019년 41.4% 등으로 감소해왔고, 2020년에는 처음으로 38.9%를 기록했고, 2021년에는 37.6%로 2020년보다 1.3%포인트 떨어지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성별로 보면 남성 31.2%, 여성 43.4%로 여성이 훨씬 더 빈곤했다. 또 고령층으로 갈수록 빈곤율이 높아졌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 중 66∼75세 노인 소득 빈곤율은 31.4%이지만, 76세 이상은 52.0%로 2명 중 1명 이상이 빈곤층에 속했다. 이런 노인빈곤율은 우리나라 전체 상대적 빈곤율 14.9%나 근로연령인구(18∼65세)의 상대적 빈곤율 10%(남성 9.6%, 여성 10.3%)보다 월등히 높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최고 수준이다. OECD의 ‘한눈에 보는 연금 2023’(Pension at a glance 2023)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소득 빈곤율은 40.4%로, OECD 회원국 평균(14.2%)보다 3배 가까이 높았다. OECD 가입국 중 노인의 소득 빈곤율이 40%대에 달할 정도로 높은 국가는 한국밖에 없다.

또한 노인 계층 간 소득도 불평등한 편에 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66세 이상 노인 인구의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는 0.376으로, OECD 평균(0.306)보다 높았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공적연금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3.6%로 OECD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런 이유로 공적연금이 성숙하지 못해 연금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현행 노후 소득보장 체제 속에서 노인빈곤율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높은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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