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이행 등 상여와 상충, 사측 “자사와 관련 없어”

SK주유소. 위클리서울/SK에너지
SK주유소. 위클리서울/SK에너지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유가 급등으로 인한 실적 상승으로 연봉이 두 배 가까이 오른 조경목 SK에너지 대표와 관련해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가짜 석유 판매가 가장 많은 주유소인데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성과에 따른 상여금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조경목 대표와 유재영 부사장 등은 2022년 연봉으로 각각 21억2600만 원, 9억2400만 원을 책정받아 지급받게 됐다.

조 대표는 11억8000만 원의 급여 외에 9억3800만 원을 상여로 받는 것인데 ESG경영을 주요 과제로 삼고 적극 노력한 점,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 속 신규 Biz Model 발굴·추진을 적극 추진해 기업가치 제고 노력을 지속 수행한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조 대표는 2021년 연봉이 10억8000만 원 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이 연봉이 늘었다. SK에너지의 2022년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50조 원, 2조6000억 원으로 2021년 실적 대비 두배 정도 뛰었는데, 급등한 국제유가와 함께 정제마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상여금 4억1800만 원을 받은 유 부사장도 울산CLX총괄로서 CLX의 SHE(안전·보건·환경) 및 선진적 노사문화 정착에 기여한 점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됐다.

문제는 조 대표와 유 부사장의 상여 내역에 포함된 ESG 경영성과다. 

지난해 SK에너지의 행보가 ESG와는 상충되기 때문이다.

이동주(더불어민주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의원이 한국석유관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석유 불법유통 적발 내역'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8~2022년) 가짜 석유 판매와 품질 부적합, 등유판매, 정량미달 판매 등 규정 미달로 적발된 주유소는 1866곳이었다.

연도별로는 2018년 665곳, 2019년 396곳, 2020년 249곳, 2021년 320곳, 2022년 9월까지 236곳이 적발됐다.

정유사별로는 SK에너지가 717곳으로 가장 많았으며, 전체의 38%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현대오일뱅크 328곳, GS칼텍스 300곳, 에쓰오일 267곳이었다.

유형별로는 품질 부적합이 1046곳으로 가장 많았다. 품질 부적합 제품은 관리·보관 소홀, 인위적 제품 혼합으로 인해 석유사업법상 품질 기준에 미달하는 제품이다. 가짜 석유 적발 사례가 368곳이었으며, 정량 미달 석유 판매(234곳), 난방 연료인 등유를 자동차 연료로 판매(218곳)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가 가짜 석유 판매가 가장 많은 주유소인데도 대표가 ESG 이행에 따른 상여금을 받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사측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자사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주유소 20%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자영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가짜 석유 판매를 모두 점검하기에는 사실상 어려운 부분이 많다”라며 “SK주유소 간판을 달고 있는 일부 사업장의 잘못일 뿐 자사와는 관련이 없다”라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