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동행 등 의미 퇴색, 사측 “더 좋은 맛 위한 조치일 뿐”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사옥. ⓒ위클리서울/CJ제일제당
서울 중구에 위치한 CJ제일제당 사옥. ⓒ위클리서울/CJ제일제당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지난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국내 식품업계의 수입쌀 사용 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1년부터 협력사, 중소식품기업, 농가와 고객 등을 위한 동반 성장 브랜드 ‘즐거운 동행’을 선보이고 있다.

이 브랜드는 전국 각지의 우수 전통 특산물과 유망 식품 중소기업을 발굴해 중소기업, 농가를 함께 살린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관계사 CJ푸드빌이 전개하는 ‘뚜레주르’도 최근 남해마늘을 활용한 신제품 2종을 선보이며, 지역농가와 상생하고 있는 상황.

이는 식품업계에 불고 있는 로코노미(지역의 가치를 담은 제품을 생산·소비하는 문화) 트렌드의 선례로써 많은 기업들도 보폭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CJ제일제당의 수입쌀 사용은 이러한 업계의 움직임에 역행하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38개 제품에 걸쳐 수입쌀을 원재료로 사용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운영 중인 온라인몰 CJ더마켓의 판매제품 중 수입쌀을 사용한 제품은 '햇반쿡반' 브랜드 제품이 21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햇반컵반' 제품이 12개, '고메' 제품이 3개, '빕스'와 '즐거운 동행' 제품이 각각 1개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임형찬 CJ제일제당 부사장이 국감장에 출석해 “앞으로 국산쌀 사용을 검토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변화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다. 

CJ제일제당은 2022년 사업보고서를 통해 연구개발 실적으로 빅 컵반, 냉동밥, 솥반, 영양곡물밥, 죽 등 다수의 쌀 활용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수년째 즐거운 동행 등을 통해 농가와의 상생을 표방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산쌀 사용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어 그룹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국감에서 지적에 따라 수입쌀 사용에 대한 개선 의지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상황이 개선되지 못한다면 소비자들이 기업에 대한 불신이 생겨날 것”이라 고 지적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더 나은 맛을 위해 수입쌀을 사용한 것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감에서 지적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개월 만에 제품의 원재료를 바꾸는 것은 불가한 상황”이라며 “쌀을 바꾼 의도 자체가 맛 품질 개선을 위한 취지인 만큼 차츰 개선해 가기 위한 회사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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