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박탈감 증폭 속 정부 조치도 미흡

ⓒ위클리서울/픽사베이
ⓒ위클리서울/픽사베이

[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전 세계적인 폭염이 예고된 가운데 장애인들이 폭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 인권감시 기구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스페인에 거주하고 있는 장애인들이 2022년 폭염 속 정부 지침 부족으로 인해 일반인들보다 더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피해를 봤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이 연구는 스페인의 수도 세비야, 코르도바 등 최남단 안달루시아 전역에서 살고 있는 장애인 33명을 대상으로 했다.

피험자들은 지난해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 호흡 곤란, 저혈압 및 의식 상실 등 신체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경험했다.

극심한 더위로 인해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들은 대부분 집에 머물러야 했고 이로 인해 외로움과 박탈감이 증폭됐다. 약물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열악한 정신 상태가 신체를 시원하게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어 전반적인 건강을 더욱 악화시켰다는 것이다.

지난해 폭염 기간 동안 스페인에서 발생한 열 관련 사망자는 4600명에 달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65세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에 등록된 장애인 커뮤니티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열 관련 사망자 중 상당수가 장애인일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장애인들이 직면한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공개된 폭염 계획에 장애인들과 관련된 구체적인 조치가 논의되지 않아 지역 사회 간 방치와 오해를 악화시켰으며 적절한 포용도 부족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장애인들이 쉽게 피난처를 찾을 수 있도록 적절한 시설 마련과 함께 휠체어 사용자들 위한 경사로와 충분한 공간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BBC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장애인들이 이동하기에 편리한 도시는 싱가포르, 미국의 라스베이거스, 호주 시드니, 영국 런던 등이 꼽히고 있다.

싱가포르의 지하철(MRT)은 모든 객차에 접근이 용이하도록 휠체어 사용자와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보행자 통로, 택시 승강장 및 버스 정류장의 95% 이상이 다양한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공공 버스의 85% 이상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다.

호주의 시드니 역시 아름다운 항구의 최고의 전망을 제공하는 페리를 포함해 대부분의 대중교통 시스템도 휠체어 사용자가 이용하기 편하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