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숲보다 탄소흡수력 50배 빨라"
정부, IPCC 인증 '블루카본' 채택에 '노력'

순천만갯벌 ⓒ위클리서울/순천시청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최근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전세계 국가들에게 시대적 과제로 떠오르면서 육지의 숲보다 이산화탄소 흡수속도가 최대 50배 빠른 것으로 알려진 갯벌이 효율적인 탄소흡수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갯벌, 연간 26만톤 탄소 흡수...승용차 11만대 '배출량' 

지난 2021년 6월 김종성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종합환경과학회지’에 국내 갯벌은 약 1300만톤의 탄소를 저장하고 있으며, 연간 26만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승용차 11만대가 연간 뿜어내는 이산화탄소량 또는 30년 된 소나무 약 7340만 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하다.

국제사회에서도 갯벌은 이미 지구온난화 대비를 위한 중요수단으로 꼽힌 바 있다.

UN은 2009년 ‘탄소포집 역할에 대한 보고서’에서 갯벌과 육상생태계의 탄소흡수 속도를 비교한 결과 갯벌의 흡수율이 최대 50배 이상 빠르고 탄소를 저장하는 기간이 수천년에 달한다고 밝혔다.

정부, '블루카본 추진전략' 발표... 갯벌 복원·확대 나서

 

ⓒ위클리서울/이주리 기자·픽사베이

이에 탄소흡수원으로서의 갯벌의 효율성에 주목한 정부도 관리·복원하겠다고 나섰다.

사실상 우리나라의 갯벌은 지난 30여 년 사이 적지 않은 면적이 축소됐다. 산업발전과 신도시 건설 등을 위한 간척사업과 매립 등으로 많은 갯벌들이 훼손되고 사라진 것이다.

해양수산부가 5년 단위로 실시하는 '전국갯벌면적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면적 중 갯벌 면적은 약 2.5%(약 2482㎢)다. 1987년 3203㎢에서 무려 22.5%(약 721㎢)나 줄었다. 갯벌 면적이 가장 크게 감소한 시기는 1987년부터 1997년 사이로 새만금·시화지구·남양만·영종도 신공항(인천국제공항)·송도신도시 등 총 810.5㎢ 감소했다.

정부는 2020년 '갯벌법'을 시행해 갯벌의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관리와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 정부는 지난 5월 ‘블루카본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블루카본은 연안에서 사는 생물과 퇴적물을 포함한 해양생태계가 저장·격리 중인 이산화탄소를 말한다. 

추진전략에는 △해양의 탄소흡수력 및 기후재해 대응능력 강화 △민간·지역·국제협력 등 블루카본 조성 참여 확대 △신규 블루카본 인증 및 장기 추진 기반 마련 등이 담겼다.

특히 정부는 추진전략에 따라 2025년까지 4.5㎢의 갯벌 복원하고 2050년까지 전체 갯벌 면적의 약 27%에 염생식물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기준 1만1000t에 불과한 해양 탄소흡수량을 2030년 106만6000t까지 늘린 후 2050년까지 23만t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충남 서천 장흥갯벌 ⓒ위클리서울/서천군청

또 정부는 갯벌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가 인정하는 블루카본에 포함시킬 계획이다.

IPCC가 인정한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아열대에서 자라나는 관목), 잘피림(바닷속 해초류가 자라는 곳), 염습지 등 3가지로 한정돼 있다. 국내에 맹그로브는 없고 잘피림과 염습지의 경우 면적이 매우 좁다.

현재 국내 갯벌의 98%를 차지하는 비식생 갯벌(식물이 살지 않는 갯벌)은 IPCC가 인정하는 블루카본 ‘후보군’에 올라있다. 비식생 갯벌이 블루카본으로 IPCC 인증을 받으면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에 즉시 등재되고 2030 NDC 실적에도 반영된다.

그러나 국제사회에서 비식생 갯벌이 IPCC 인증 블루카본으로 공식채택되려면 비식생 갯벌이 탄소흡수원으로서 장기간 격리·저장함을 추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아울러 갯벌을 탄소중립을 위한 주요 흡수원으로 선정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복원·보존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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