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성 추구 젊은 세대 니즈 반영 “진출 기업들 고려해야”  

ⓒ위클리서울/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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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방석현 기자] 미국 진출 계획이 있는 국내 소비재 기업들은 현지 트렌드에 맞춘 장기적인 사업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선순환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재판매 시장이 크고 있으며 여기에 AI(인공지능) 등 다양한 기술 도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위탁 재판매 플랫폼 ‘뜨레드업(ThredUp)’에 따르면, 2022년 미국의 중고 판매 시장은 약 390억 달러(53조 원) 규모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반적인 의류 소매 시장보다 5배 더 큰 성장을 이룬 것인데 2023년에만 약 26% 성장하며 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2027년까지 전체 의류 소매시장보다 9배 더 빨리 성장하며 약 700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자체 재판매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브랜드들도 급증하고 있다.

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체 재판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브랜드는 2022년 기준 124개인 것으로 집계된다. 2020년에는 총 9개에 불과했었다.

이 방식은 각 브랜드의 상품을 구매한 소비자를 자체 재판매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노출시킴으로써 소비자의 재판매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고 가치 있는 소비 실천을 유도한다. 그 외 중고상품 구매 니즈가 있는 신규 소비자 확보, 선순환 경제 실천을 통한 지속가능성 제고, 고객 충성도 향상 등 많은 이점을 가진 브랜드 재판매 프로그램은 재판매 시장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엔 다양한 AI 기술들이 도입되며 다음 단계로의 발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네이버(Naver)가 소유한 미국의 패션 재판매 플랫폼 ‘포시마크(Poshmark)’는 지난 7월 AI를 활용한 이미지 검색 툴 ‘포시 렌즈(Posh Lens)’를 선보이며 주목받고 있다. 특정 이미지와 비슷한 스타일의 상품을 구별하고 검색해 내는 이 툴은 현재 포시마크 플랫폼에 등록된 약 8000만 개의 아이템을 데이터베이스로 삼고 있다. 판매자는 본인이 판매하려는 상품과 비슷한 타 상품들의 등록 및 판매 현황 파악이 용이해 상품 등록 시 수고를 덜 수 있다. 구매자도 원하는 스타일의 상품을 쉽고 빠르게 찾아 비교해 볼 수 있다는 큰 장점 덕분에 포시마크의 AI 이미지 검색 툴은 매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역 기반 재판매 플랫폼 ‘오퍼업(OfferUp)’은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수집하는 자연어 처리 기술 도입을 준비 중이다. 판매자가 상품을 등록할 때 관련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 수집과 적절한 설명을 기재할 필요가 있는데 자연어 처리 프로그램이 이러한 정보를 자동으로 처리 하기 때문에 판매자의 상품 등록 과정이 매우 쉬워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외 상품의 가격, 색상, 사이즈 등에 관한 문의 대응에도 자연어 처리 기술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의 진위 여부가 특히 중시되는 재판매 시장에서 AI 기반의 ‘머신 러닝’ 기술 또한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하루에도 수천 개의 상품들이 등록되거나 거래되는 재판매 플랫폼에서 위조 상품을 일일이 검사하고 걸러내기란 사람의 능력만으로는 매우 어렵다. 이때 머신러닝 기술이 사람의 눈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상품의 미세한 차이점이나 모순점을 캐치해준다. 

KOTRA 관계자는 “미국의 다양한 재판매 플랫폼들은 시스템이 진품과 가품을 구별할 수 있도록 로고의 위치, 패턴, 크기, 특징 등의 상품 검증 알고리즘을 반복적으로 주입시키며 머신 러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 Z세대의 젊은 소비자들은 물건을 구매하기 이전에 ‘다시 되팔’ 가능성을 이미 고려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은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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