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지식·창의 영역 남을 것
전 산업영역에 영향...AI 활용능력 키워야 조언도

Ⓒ위클리서울/픽사베이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챗GPT 열풍과 함께 인공지능이 인간의 노동을 전 영역에서 잠식해 대부분의 직업을 사라지게 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지식·창의적인 영역은 오히려 AI의 도움을 받아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직업군으로 남아 있을 것이며 AI전문가 등이 새로운 직군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챗GPT가 산업 전 영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AI 활용 능력을 키워두라고 조언하기도 한다.

챗GPT란 챗(Chat)과 GPT의 합성어로 2022년 11월30일 출시됐다. 출시 2개월 만에 월 사용인원 1억명을 돌파했다. 사용자 1억명 돌파까지 틱톡이 9개월, 인스타그램이 2년6개월, 넷플릭스가 3년6개월 걸렸다는 점에서 엄청난 성장세를 보인다고 평가되고 있다.

챗GPT와 같은 초거대 언어모델의 인공지능이 나오기 전에도 AI는 법률서비스 분야에서 만만치 않은 가능성을 나타낸 바 있다. 2015년 출시된 ‘두낫페이(DoNotPay)’ 서비스는 인공지능이 주차위반 등 각종 법률문제에 대해 관공서에 이의를 제기하는 문서 작성을 도와준다. 이 서비스는 출시 1년 만에 25만명이 사용해 400만 달러의 주차 위반 벌금을 돌려받는 성과를 올렸다.

챗GPT는 기존의 인공지능의 개념을 넘어서 창의적이고 사회적인 지능과 언어 능력, 감지 및 조작 능력도 갖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챗GPT는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시나 소설을 쓸 수도 있고, 업무 보고서를 작성해 줄 수도 있으며 사용자가 요구하는 내용의 그림을 원하는 스타일로 그려주기도 한다. 그간 인간 본연의 역할로 여겨지던 창의와 창작의 영역에 처음으로 기계가 진입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챗GPT의 노동에 대한 위협은 전방위적으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송관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자동화(automation)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는 주장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며 “현재 이러한 주장이 사실이라는 점은 누구나 체감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AI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인간 일자리의 대체 가능성은 광범위한 업종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그 수준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송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의료, 법률, 운전 등 전문적이고 다양한 변수가 요구되는 직무에 대해 기계가 대체할 수 없을 것으로 여겼다”며 “그러나 챗GPT 등장과 함께 이제는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할 영역은 없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지난 3월29일부터 4월2일까지 20~5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총 10개 직업군을 제시하고 각각에 대해 어느 정도 AI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는지를 질문한 결과.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장 높은 직업군은 '번역가·통역가'(90.9%)로 나타났다.

그 뒤를 '데이터분석 전문가'(86.9%), '자산관리사·보험설계사'(79.2%), '회계사·세무사'(74.0%)가 이었다.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업군에는 '작가·작사가, 작곡가'(46.5%), '교수, 교·강사’(50.9%), '기자(언론인)'(56.3%) 등이 속했다.

AI챗 앱에 챗GPT로 인해 사라질 직업에 대해 질문했다.
Ⓒ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챗GPT에게 챗GPT의 영향으로 인해 사라질 직업과 생겨날 직업을 물어본 결과 챗GPT는 다양한 경로(광학 문자 인식11), 파일, 음성 등)를 통해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으며, 인간에 가깝게 데이터를 가공하여 정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므로, 데이터를 입력·처리하거나 단순 조회, 단순 및 가공 등과 관련된 직업은 사라질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챗GPT의 기능 발전을 위한 기술과 이와 연계된 AI 전문가, 특히 챗GPT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 것인가에 대한 영역과 챗GPT와 관련된 법률이나 윤리적인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전문가들은 오히려 급부상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또 아직은 챗GPT가 미흡한 영역(데이터 보안, 응답의 정확성과 일관성, 고객의 기대와 신뢰 등)에서는 기회가 열려 있다고도 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그래픽 디자이너나 비디오게임 창작자, 사진작가, 디지털 이미지 창작자 등 직종의 경우 챗GPT가 일자리를 완전히 대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해당 직종 종사자들은 챗GPT를 활용해 더 많은 창작물을 만들어내고, 작업 속도도 빨라지는 등 혜택을 누릴 것이란 관측이다.

또 정보를 해석한 뒤 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야 하는 지식근로자의 경우에도 챗GTP를 통해 작업 효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챗GPT를 포함한 AI 자체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AI 학습 수준이 개개인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제언한다.

송관철 연구위원은 “앞으로 대부분의 직업에 챗GPT를 포함한 AI를 빼놓고 접근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자신의 업무에서 챗GPT로 인한 노동의 위기와 기회는 AI 학습 수준 등에 따라 개인별로 다르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금 당장이라도 챗GPT를 사용해 보고 자신의 업무와 연동시켜 효율성을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하정우 네이버AI랩 소장은 국회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AI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들한테 대체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며 “이제 AI를 모르면 산업경쟁력에 문제가 생기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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