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고홍석

[위클리서울=고홍석 기자]

ⓒ위클리서울/ 고홍석 기자

 

전구(電球)를 보면
어머니 생각이 납니다.


그러니까 내가 국민학교(요즘은 초등학교) 다니던
그 시절에는 전구라 하지 않고 일본어로 '전구 다마'라 하였는데,
이 전구 다마의 필라멘트가 끊어지면
빛을 내는 용도는 폐기되는 대신
헤진 양말 뒷굼치를 꿰매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요즘처럼 양말이 질기지 않아서
하루만 신고나면
양말 뒷굼치가 빵구(이것도 일본식 발음)가 나곤 하였는데
그 시절에는
흐린 전깃불 아래에서
어머니들은
이 전구 다마를 양말 속에 집어넣고
양말 깁는 일이 하루 일과 중의 하나였습니다.


모두 가난하였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은 없으나
젊었던 어머니의 모습을 다시 뵐 수만 있다면
비록 가난해진다 하더라도
돌아가고 싶은 그 시간입니다.

 

 

 

 

<고홍석 님은 전 전북대 교수입니다.>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