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성비불균형 지속되면 멸종위기 처할 것"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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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서울=박영신 기자]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가 야생동물들의 성비불균형을 초래해 멸종위기에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연 생태계에서 종마다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암컷과 수컷의 성비 균형은 1대1이다. 이 성비가 깨지면 생식의 위기를 가져와 엄청난 혼란을 야기하게 된다.

최근 전남녹색연합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섬진강에서 발견된 두꺼비의 성비가 암컷 1마리 당 수컷의 비율이 10마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녹색연합이 지난달 10일부터 지난 7일까지 섬진강 일대 861번 지방도를 따라 51곳의 두꺼비 산란장을 조사한 결과다.

이러한 성비불균형은 해마다 꾸준히 관찰돼 왔다. 2019년~2021년 조사에서 암컷 대 수컷 비율이 1대4에서 1대6으로 수컷이 늘어나는 추세를 나타냈다.

이처럼 성비불균형이 나타난 원인이 명확히 규명된 바는 없지만 기후위기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야생동물의 성비불균형이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뚜렷하게 밝혀진 사례도 있다. 대부분 파충류는 성별이 유전자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일반염색체가 주변 온도와 반응하며 정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바다거북은 알이 부화할 때 알 주변 온도가 28도보다 더 낮으면 수컷이, 더 높으면 암컷이 태어난다.

2018년 세계자연기금 호주 지부와 미국 해양대기청 등의 공동연구에 따르면 호주의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서 태어난 푸른 바다거북 새끼의 성비가 암컷 116마리당 수컷 1마리로 나타났다.

또 악어는 섭씨 1.1∼1.4도의 변화로도 성비가 달라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악어의 알이 부화하는 둥지 온도가 32.5~33.5도 사이일 때는 대부분 수컷으로 태어나지만, 그 이상이나 이하일 경우에는 암컷으로 태어난다. 또 폭염이 강타하거나 갑자기 매서운 추위가 불어 닥치는 이상기후가 발생하면 암컷만 태어나거나 수컷만 태어나 성비 불균형이 발생하기도 한다.

턱수염도마뱀도 주변의 온도가 높아질수록 암컷이 많이 태어나 성비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캔버라대학교 연구팀은 도마뱀이 따뜻한 날씨에서 더 많은 암컷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대를 이어 이런 현상이 지속되면 수컷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 멸종위기에 처할 것"이라며 "생태계에 변화를 줄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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