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서울=박재현] 코로나 이후 바뀐 것들이 많은데, 근래에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우리 시대를 구분하는 새로운 언어 표현이다. AC/BC (After Corona/Before Corona). 코로나 바이러스가 세계적인 대유행병이 된 후와 전으로 우리 시대를 구분하는 표현이다. 그만큼 우리 삶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고, 지금 이 순간도 변화속에서 일상을 꾸려가고 있다.이번 글에서는 BC 시절 필자가 경험했던 일을 이야기하려 한다.코로나 이전에 필자의 연간 업무 중 한가지는 ‘와이너리 투어’였다. 필자가 속한 회사가 수입하는 와
[위클리서울=박재현] “100점 많이 받아 보셨나요?”필자의 기억으로는 중학교까지는 100점 만점에 몇 점하는 식으로 평가를 받아왔고, 고등학교에 진학하니 수능점수 만점은 100점보다 더 큰 수였지만, 평가 점수는 백분율로 환산되어 100% 중에 전국 석차 몇 % 하는 식으로 평가를 받았던 터라, 100이라는 숫자는 어딘지 모르게 이상적이고 감히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위압감을 준다. 동시에 간절한 염원이기도 했다.정량화. 주어진 문제가 주관식이건 객관식이건 개의치 않는다. 채점이 끝나고 점수를 받아 드는 순간에는 항상 숫자로 표현된
[위클리서울=박재현] 우리들 각자는 봄이 다가옴을 느끼는 자신만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필자가 봄의 시작을 느끼는 것은, 다시 길어진 해 덕분이다. 겨우내 어둡기만 했던 아침 5시~6시 언저리 시간이 3월이 되자 차츰 달라진다. 여전히 어둑어둑하지만 어둠 속에 뭔가 밝음을 품고 있는 어둠이다. 몸이 반응을 하며 하루의 시작이 빨라지고 뭔가 경쾌하다. 이번 주부터 다시 아침 운동을 시작했다.이렇듯 봄이 온다는 것은, 그저 겨울이 가고 다른 계절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새로운 마음가짐과 다시 딛고 일어섬을 요구하는
[위클리서울=박재현] 가족 중에 코로나 확진자가 생겨서 지난 두 주간 재택 격리 생활을 경험했다. 갇혀 지내다 보니 창 밖의 풍경이 그렇게 소중할 수가 없었다. 잃는게 있으면 얻는게 있다고 스스로 다독이며 시간을 보냈다.격리가 끝나고 제일 먼저 집 주변 공원으로 달려갔다.잎들이 다 떨어진 채 아직은 앙상한 모습이지만 봄이 찾아오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상상하면서 평소보다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며 걸었다.나무들도 기억을 할까? 어떤 원리로 나무들은 시간의 흐름을 느끼고 제 모습을 바꿀까?와인이라는 선물을 주는 포도나무는 지금 이 시기에
[위클리서울=박재현] 필자가 흔히 듣는 질문 한가지로 글을 시작하려 한다.‘무슨 기준으로 와인을 고르시나요?’일견 단순해 보이는 질문인데 답을 하려니 주저하고 망설여진다.오랜 시간 와인을 업으로 하다 보니 의식적으로 마셔보지 않았던 와인을 고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런 선택은 장기간 와인을 마셔보고 필자만의 기준이 나름대로 섰을 때부터 시작된 것 같다.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이 와인을 선택하는 기준은 크게 보면 와인이 어디서 생산되었는가 하는 원산지와 포도품종이다. 가령, 프랑스 와인은 왠지 모르게 전통적이고 유서 깊은 농가의 느낌이
[위클리서울=박재현] 필자는 와인 수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이 안에서 다양한 직무의 구분이 있고 역할이 다르지만 간단히 말하면, 이 이 업의 골갱이다.이번 글에서는 필자의 업에 직접적으로 관련된 부분을 이야기할까 한다.가격대, 브랜드의 대중성, 트렌드에 대한 민감도 등의 요소에 따라서 와인을 판매하는 판매처가 나뉜다. 이것은 비단 와인 뿐만 아니라 모든 소비재에 공통된 사항일 것이다. 와인 판매의 특이점 중 하나는 맛에 대하여 소구하면서 구매 동기를 유발하는 것이다. 와인이
[위클리서울=박재현] 새해 아침. ‘새해’라는 단어의 어감이 참 좋다.현재는 과거 흘러간 시간들의 집합이라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새해’라는 단어의 마법 같은 힘을 빌리고 싶다.신기한 일이다. ‘새-‘라는 접두어를 붙이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달리 보이고 벅찬 희망을 준다.‘새집’, ‘새옷’, ‘새다이어리’, ‘새해’…...어제가 다소 실망스러웠더라도, 어제가 제아무리 힘들었더라도 오늘은 새로 시작하는 날이다.첫날이니까, 다급할 것도 없다. 안단테 칸타빌레. 걷듯이 천천히 노래하듯이.새해 아침 음악을 들었다. 차이콥스키의 현악사중주 제1
지난 토요일. 오후부터 흩날리기 시작한 눈송이가 저녁이 되니 집 앞을 소복하게 덮었다. 제대로 된 첫눈이라 아이들은 신이 났다. 아이들은 눈을 굴리고 던지며 한껏 들뜬 모습이다. 동심이 부럽다. 나는 다음 날 아침 집 앞 도로가 빙판길이 될까 걱정하며 옆에서 비질을 한다.눈이 내리고 추워지는 이맘때면 생각나는 술이 있다.뱅 쇼(Vin Chaud). 프랑스어로 ‘뜨거운 와인, 따듯하게 데워 마시는 와인’이라는 뜻으로, 주로레드 와인에 과일과 계피 등의 향신료 그리고 설탕이나 꿀을 넣어 끓여 마시는 와인이다. 프랑스에서는 12월이 되면
[위클리서울=박재현] 십이월. 다이어리의 마지막 장.올해 두 번 남은 칼럼을 어떻게 매듭지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필자 스스로에게 동기 부여도 하고, 칼럼을 쓰는 과정에 재미요소를 주려고 십이월의 첫 칼럼은 형식을 바꿔볼까 한다.연말이니 유명인을 초대하여 묻고 답하는 인터뷰 형식을 택했다.다만, 여기서 유명인은 실제 인물은 아니고 포도나무를 의인화하여 구성했다.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여전히 불안정하고 혼란스러웠던 2021년, 우리는 와인에 기대어 위로 받고 싶었던 걸까? 10월까지 누적 기준으로 2021년 와인 수입량은 2020년
[위클리서울=박재현] 첫 만남에서 우리는 어색한 분위기를 완화하고자 서로에 대해 이런저런 질문을 한다. ‘사는 곳이 어디세요?’하고 묻고, 때로는 좀 더 깊숙이 서로의 고향에 대해서 묻기도 한다. 사는 곳 또는 고향이 어디냐는 물음은 단순히 물리적인 위치를 묻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 안에는 상대방의 정체성, 사회/문화적 배경, 나와의 동질성 등을 확인하고자 하는 의도가 숨어있다.와인도 고향이 있다.와인 파는 곳에서는 어떤 기준으로 그 많은 와인들을 분류하고 진열할까?우선 제일 단순하게 레드 와인 그리고 화이트 와인으로 구분한다.
[위클리서울=박재현] 와인 관련 책이나 인터넷 글들을 보면 ‘에티켓’과 ‘매너’를 의미 구분 없이 혼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이 둘을 구분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다.매너와 에티켓의 차이점에티켓은 사회/문화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 통념, 예의가 있고 없는 것, '형식'에 관한 것. 이런 점에서, 에티켓은 나라별로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반면에, 매너는 정형화된 양식 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행동이나 마음가짐. 보다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둘을 구분하여 생각하면서 글을 이어간다.하
[위클리서울=박재현] 이번 글의 주제는 필자가 어렵게 생각하는 와인 테이스팅의 표현에 대한 부분이다. 글을 전개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이 흐려질까봐 미리 결론부터 적어본다.『와인은 오랜 시간 우리 인류가 보편적으로 즐기는 공통의 무엇이지만, 개인적으로 느끼는 감각의 표현은 다를 수 있다. 다름에 대해 고민하는 것, 다름을 나누는 것이 와인 테이스팅의 본질이다.』필자는 프랑스에서 와인 관련 유학 생활을 했다. 자연스레 불어를 익히고 절실하게 사용해야 하는 환경이었고, 이 과정에서 불어 외에 다른 외국어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흥
[위클리서울=박재현]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와인을 이야기할 때 왜 사람에 비유할까?’ 무슨 말인가 하면, 주변의 손에 잡히는 아무 와인책이나 한번 펴보자. 그리고 이런 표현들을 찾아보자. ‘와인이 영 (young)하다', '어린 와인', '에이지드 와인 (aged wine)'. 쉽게 찾을 수 있는표현들이고 그만큼 자주, 많이 사용되는 표현이다. 왜 그럴까? 혹시 와인도 우리처럼 나이를 먹는 걸까? 간단히 말해서 그렇다. 서양의 술이다 보니 서양의 표현을 빌려서 사용하는데, ‘에이징 와인 (aging wine)', '와인 에이징
ⓒ위클리서울 /박재현[위클리서울=박재현] 우리나라는 1988년 올림픽을 전후로 와인이 수입되기 시작했고, 해마다 오르내림은 있으나 수입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 19가 본격적으로 우리의 생활 패턴을 바꾸기 시작한 작년부터 현재까지도 그 성장세는 꺾일 줄 모른다.하지만 작년과 올해의 와인 수입량을 봤을 때, 과연 와인이라는 수입 주류가 우리 생활 속으로 자연스레 스며든 것인지, 코로나 19라는 외부 요인으로 일시적인 소비 패턴의 변화에 잠시 올라탄 것인지 아직 그 판단은 미뤄야 할 것 같다.다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위클리서울=박재현] 요리를 자주 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나마도 레시피를 잘 따르지 않지만 요리책은 자주 들여다 본다. 브리야 사바랭의 ‘미식예찬’ 같은 음식문화사 책이나 ‘세상에서 가장 쉬운 ***요리책’, ‘고기굽기의 기술’, ‘파스타의 기술’ 같이 두꺼워서 다 읽기도 힘든 책들을. 사실 읽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요리 책을 읽고 나서 직접 굽고, 삶고, 찌고, 익혀봐야 하는데 그런 행위들은 생략하고 눈으로만 훑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가끔은 소매를 걷어 부친다. 재료부터 사고 본다. 요리한다고 큰 소리는 쳤는데, 부엌에
[위클리서울=박재현] 와인 업계에서 10년 이상 일하면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어떤 와인들을 좋아하는지, 어떤 상황에서 와인 구매를 하는지를 항상 고민해왔다. 업계에 있다보니 넘겨짚은 부분들도 있다. ‘이 와인은 무슨 무슨 등급이니 누구나 알겠지’, ‘웃돈 주고도 구하기 힘든 유명 생산자의 와인이니 당연히 수요가 있겠지’, ‘어떤 해의 와인들은 작황이 좋았으니 누구나 인정할 거야, ‘이 와인은 해외 평론가들이 극찬 했으니 무조건 사겠지’. 그러던 중 스스로에게 물었다. 와인 마시는데 이렇게 복잡할 필요가 있나?이 칼럼의 목표는 거창하지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수입 주류 유통 전문 회사 ㈜인디펜던트리쿼코리아는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 ‘로낭 부홀렉 (Ronan Bouroullec)’이 디자인한 아트 라벨 와인 '샤또 마르소 (Chateau Marsau)'를 국내 단독 출시한다고 6일 밝혔다.로낭 부홀렉 (Ronan Bouroullec)은 프랑스 산업 디자인계를 이끌고 있는 세계적 거장으로, 간결하면서도 프랑스적 기품이 제대로 살아있는 디자인을 펼치고 있다. 액세서리와 같은 섬세한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가전 제품, 건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케일의 작업을
[위클리서울=우정호 기자] 수입 주류 유통 전문 회사 ㈜인디펜던트리쿼코리아는 스프릿제로 '와인 스프리처(Wine Spritzer)'를 국내 단독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스프리처’는 화이트 와인을 베이스로 한 칵테일로, 알코올 도수가 높지 않은 상쾌한 풍미로 식전 음료로도 잘 어울린다. 이밖에도 홈파티나 캠핑 장소 등에서 간편 음식에 곁들여 편안하게 즐기기에 적합하다.스프릿제로는 국제주류시장연구소(IWSR) 조사 기준, 2014년부터 6년 연속 전 세계 스파클링 와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로트캡션 (Rotkappchen)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