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 10%, 삼성전자 6% 이상 하락 기록
[위클리서울=정상훈 기자] 20일(현지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리사 쿡 이사가 “고평가 된 금융자산 가격 하락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자 미국 증시를 포함한 금융자산이 일제히 하락했다.
21일 오전 9시 3분 한국증권거래소에서 코스피는 전장보다 4.17% 내린 3838.70을 터치했다. 동시간 코스닥은 3.45% 내린 861.27을 기록했다. 인공지능(AI)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주식 고평가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쿡 이사의 발언이 더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쿡 이사는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에서 열린 공개연설에서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게 현재 내가 가진 인상”이라며 고평가된 금융자산 가격 하락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5년간 사모신용이 두 배로 급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짧은 기간 신용의 증가는 주시해야할 취약점”이라고 언급했다.
동시에 “그러나 금융시스템의 전반적인 회복력에 비춰볼 때 (2008년 금융위기가 초래한) ‘대침체’ 시기에 나타난 것과 같은 약화가 나타날 것으로 보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경제 전망이나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같은 날 마이클 바 연준 이사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약 3% 수준에 머물러 있고 우리의 목표는 2%”라며 “목표 달성을 위해 통화정책을 매우 조심스럽고 신중하게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간밤에 미 증시는 AI 밸류체인 전반에서 낙폭이 커졌고,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관련주 낙폭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장중 9만4500원을 기록하며 6% 넘는 하락을 보였고, SK하이닉스는 10% 넘게 하락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1억3000만 원 초반대로 내려 앉았다. 시총 2위인 이더리움도 3000달러선을 지키지 못하고 2700달러대까지 미끄러졌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8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 임명된 쿡 이사에게 주택 담보대출 사기를 저지른 의혹이 있다며 해임을 통보한 바 있다. 법원이 해임 통보의 효력을 중단하는 명령을 내리면서 쿡 이사는 연준 이사직을 유지한 상태에서 연방정부와 해임 통보 적법성을 둘러싼 소송을 진행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