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개 거점 병원에서 전면 파업 돌입


오늘 아침 병원 노사의 밤샘교섭이 끝내 결렬됐다.

20일 7시께 병원노조 윤영규 위원장은 “파업을 앞두고 열린 실무교섭에서 상당부분 의견접근을 이뤘으나 주5일제 전면 실시 등 10여개 핵심쟁점이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따라 예정대로 12개 거점병원에서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밤샘 마라톤협상이 진행되면서 △유일교섭단체 인정 △산별협약 자동연장 △보건연대기금 조성 △국가재난발생 시 공동 의료지원 △의료공공성 강화 대정부 공동건의 △사용자단체 구성일정 등 일부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주5일제 전면 실시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고용보장 △보건의료산업 최저임금 △보건수당 등과 관련돼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노조는 “현재 5대 산별협약 54개 조항 중 24개 조항이 의견접근 되고, 10여개 핵심쟁점이 남아있다”고 밝혔다.

7시를 기해 노조는 한양대의료원, 이화의료원, 고대의료원 등 전국 12개 거점병원에서 동시에 파업에 돌입했으며, 수도권지역 조합원들은 오전에 출정식을 갖고 오후에는 서울역에서 열리는 양대노총 결의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당초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노조가 밝힌 21개 거점병원 파업보다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부 교섭 과정에서 상당수가 사쪽과 잠정합의 했기 때문. 노조는 “병원 사용자쪽에서 인력충원, 유니온샵 등 파격적이고 전향적인 안을 제출해 지부교섭이 타결됐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노조가 지난 밤샘교섭에서 상당부분 의견접근에 성공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사쪽은 “노조가 교섭의지가 약해 의견접근이 원만하지 못했다”며 고개를 저었다.

박찬병 사용자 간사(수원의료원장)는 노조 브리핑 직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 돌입 전까지 타결을 원했으나 노조쪽 교섭 타결의지가 생각만큼 기대에 못미쳐 교섭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박 간사는 “파업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교섭을 계속 할 생각이나 아직까지 일정을 잡고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이어 사쪽은 △산별협약의 우선적용 △지난해 무노동무임금 원상회복 △토요외래진료 완전 폐지 △보건수당 전면확대 △임금 인상률 등을 핵심쟁점으로 꼽았으며 “노조가 사쪽의 4차례 걸친 수정안 제시에도 교섭가능한 안을 제공하지 않은 것이 협상 결렬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병원사용자쪽은 “지금처럼 지부파업을 진행하면 산별파업 수순으로 오해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하면서 “특히 일부병원에 대한 집중타격투쟁은 산별교섭 정착마저 우려스럽게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노조의 파업돌입 후 대화 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일각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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