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파일 후폭풍, 정-재계 유착 고리 언론사 본분 망각

공개된 안기부 X파일을 통해 중앙일보 홍석현 전사장이 정-재계의 다리 역할을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정-재-언 유착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2일 공개된 안기부 X파일을 보면 권력과 자본을 감시해야 할 언론사주가‘돈 심부름꾼’으로 전락한 장면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선을 석달 앞둔 지난 97년 대기업 총수가 당시 여당 후보에게는 다른 사람이 아닌 언론사 사주가 직접 돈을 갖다주라고 지시하는 대목이나 홍석현 당시 중앙일보사 사장은 매형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지시에 따라 돈을 전달하는 정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됐다.

심지어 언론이 당시 김대중 대통령 후보의 약점인 건강문제 취재에 나선 이야기도 보도됐다.

권력과 자본을 감시해야 할 언론이 본분을 망각하고 정치자금 전달 창구역에 나서는 것으로도 모자라 선거에 직접 관여하려 했다는 것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유력 언론사주가 정경 유착의 심부름꾼이었다는 데 한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홍승하 대변인은 "홍 전사장은 재계와 사주의 양다리 걸치기 외에 97년 대선 편파보도 논란을 겪기도 했다”며 해당 언론사까지 공격하고 나섰다.

이번 사건은 재벌과 언론이 한통속이 돼서 정치권의 환심을 사려 할 때 얼마나 추락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것으로 다른 언론사들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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