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기혁씨...노조조합원 4명 고공농성 돌입


4일 자살한 고 류기혁씨    

  4일 오후 울산에 위치한 현대자동차비정규노조 조합원이 양정동 노조 사무실이 있는 건물 옥상에서 밧줄에 목을 메달아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약 5시 40분 경 노조 사무실 맞은편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이 건물과 건물사이 벽에 목을 메달아 숨져있는 사람을 발견해 119에 신고했고 소식을 접한 노조는 사태파악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자살한 조합원은 현대자동차비정규노조 소속 조합원 류기혁(31)씨로 현재 고인의 시신은 119에 의해 시티병원으로 옮겨져 영안실에 안치돼 있다.
  
  고인은 2003년 8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승용2공장 사내협력업체 보광기업에 비정규직 노동자로 입사해, 지난해 같은 공장 사내협력업체 부경기업으로 소속이 변경된 후 올해 6월 17일 해고를 통보받을 때까지 근무했다.
  
  현대자동차비정규노조에 의하면 고인은 비정규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해 힘들어 했고 그로 인해 결근이 잦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해고 이후 고인은 고향인 영덕에서 한 달 정도 지낸 뒤 울산에서 비정규노조의 업무를 도와주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오전 고인은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현대자동차 공장 내 농성천막에 들려 농성 중인 사람들에 오렌지를 전하며 고생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지만 결국 오후 늦게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고인의 죽음과 관련 현대자동차비정규노조는 성명을 통해 " 결국 노조활동조차 본인의 의사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처참한 하청 신세와 노조탄압이 류기혁 조합원에게 죽음을 강요한 것이라 판단한다"며 "류기혁 조합원의 한과 설움을 깨끗이 씻기 위해서라도 비정규직을 완전 철폐하는 투쟁의 단초인 불법파견 정규직화 쟁취 투쟁을 더욱 거세게 전개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류기혁씨의 사고소식을 접한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조합원 4명은 현대차 울산공장 내 송전탑에 올라가 고공농성을 벌이는 등 격렬하게 항의하고 있다.

류씨 사망 다음날인 5일 오전 5시경 현대차비정규직노조 조합원 김형기, 김태윤, 최병승, 손현상씨 등 현대차 울산공장 3공장 분수대 옆에 위치한 송전탑에 올랐다. 15m 높이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들은 직접 손으로 쓴 ‘부당해고, 부당징계, 손배가압류 철회하라’는 플래카드를 걸고 3시간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500㎖ 생수 5병과 초콜릿만을 가지고 올라갔다.

오후 8시 현재 ‘류기혁 열사 살려내라’, ‘불법파견 즉각 정규직화 실시하라’ ‘부당해고, 부당징계, 손배가압류 철회하라’ ‘성폭력, 집단구타, 납치감금, 감시사찰 책임자 윤여철 처벌’을 요구하며 3시간째 고공농성 중이다.

한편 비정규직노조는 5일 자정께 긴급쟁대위를 열고 이번 사건에 대해“서러운 하청 인생과 노조활동 탄압이 부른 참혹한 비극”이라며 “류기혁 열사의 뜻을 이어 불법파견 분쇄, 비정규직 철폐하자”라는 투쟁기조를 분명히 했다.

비정규직노조는 이에 따라 이날 오전 본관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지난달 31일부터 불법파견 철폐를 요구로 단식농성에 들어갔던 김상록 비정규직노조 위원장 직무대행은 단식을 해제하고 이번 사태에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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