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전 열리던 날이 바로 담임선생님 생신, 깜짝 생일파티 열어

2002년 4강을 이룬 우리의 태극 전사들이 돌아왔다. 그로부터 4년 뒤인 2006년 월드컵이 시작된 것이다. 예선전, 토고와 먼저 경기를 치렀다. 다음은 프랑스, 그 다음은 스위스다.

엄마께서 월드컵을 하루 남겨 놓고 붉은악마 티셔츠와 태극기 등을 사주셨다. 토고전은 첫 경기여서 반 친구들끼리 보기로 했다. 2002년 때는 경희대 대운동장에서 월드컵을 봤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대형 스크린에 방송되는 경기를 봤는데 정말 재미있었다.



토고전은 저녁 10시에 했다. 하지만 경희대학교엔 사람이 많을 것 같아 자리를 잡기위해 저녁 9시30분에 근처의 교회 앞에서 친구들과 만나기로 며칠 전 약속을 했다.

토고전이 열리던 날, 학교에선 아주 떠들썩했다. 왜냐하면 토고전이 열리던 그날은 우리반  담임 선생님의 생신이였던 것이다. 그래서 회장단이 초코파이랑 음료수, 케이크, 풍선, 선물 등을 사서 아침 7시30분에 학교에 갔다.

교실엔 남자부회장이 먼저 와 있었다. 그리고 내 짝꿍인 강경남도 와 있었다. 강경남은 붉은악마 티셔츠를 입었지만(물론 나도 입고있었다.) 남자 부회장인 김정한은 스카우트옷 안에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그래서 월드컵용 판박이를 얼굴과 팔 등에 같이 나눠 붙였다. 벌써부터 설레였다.

남자회장과 여자 부회장도 와서 풍선을 다 불었다. 중간에 터진 풍선도 있었지만 꽤 많은 풍선을 불었다. 그리고 케이크에 초를 꽂고 선생님이 오시기를 기다렸다. 내가 망을 보고있었는데 멀리에서 선생님께서 오셔서 신호를 보냈다.

촛불에 불을 붙이고 선생님이 들어오시는 앞문에서 폭죽을 준비해서 터뜨렸다. 선생님은 깜짝 놀라셨다. 그리고 꽤 감동을 먹으신 것 같았다. 왜냐하면 집에서는 미역국도 안드시고 오셨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학교가 끝나고 친구들과 새로 만들어진 운동장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인 피구를 했다. 땀을 뻘뻘 흘렸지만 모두가 즐거웠다.


#사촌동생 수빈이의 붉은악마 차림

어느새 시간도 지나서 집으로 갔다. 해야 할 공부를 빨리 했다. 그리고 미리 잠도 조금 자두었다. 왜냐하면 토고전이 끝나면 밤 12시가 넘기 때문이다. 잠을 자고 일어나서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붉은 악마 두건도 허리띠처럼 맸다. 그리고 약속 장소로 갔다. 약속 장소에는 여자5명, 남자5명이 나오기로 했다. 약속장소에 도착했는데 온 친구들은 남자 3명, 여자도 나까지 합해서 3명이었다. 각각 2명씩이 빠진 것이다.


#사촌동생 현승이도 귀엽죠??

여자 중에 서유진은 제사를 드리고 와서 조금 늦는 다고 전화가 와서 기다리는데 남자 중 한 명인 박아론이 와서 그냥 온 사람끼리 가기로 했다. 그런데 계획을 수정했다. 경희대가 아니고 외국어대로 가기로 한 것이다. 외대에서 유진이를 만나 노천극장에 갔더니 사람이 너무 꽉 들어차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방법은 스크린 뒤에서 거꾸로 된 화면을 보는 수밖에…. 하지만 조금 보고 있자니 머리가 빙빙 돌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누군가가 근처에 있는 큰 교회에서도 방송을 해준다고 했다. 교회에 갔더니 자리가 있었다. 자리를 맡아놓고 아이스크림을 사와서 먹으며 보았다. 전반전을 한참 보고있는데 토고에게 한 골을 먹는게 아닌가. 아휴, 실망…. 그렇게 전반전이 끝났다. 우리는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가 바람을 좀 쐬다가 다시 돌아왔다. 후반전을 봐야 했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후반전이 시작됐다. 박지성 선수가 무척 열심히 뛰었다. 그리고 결국 토고 선수 한명이 레드카드를 받아서 퇴장을 당했다. 그리고 이어진 이천수의 프리킥. 골이 들어갔다. 모두가 일어나서 함성을 지르며 기뻐했다. 우리도 모두 기뻤다.
그리고 그때부터 응원이 시작됐다. 한 어른이 응원을 시작하자 다른 사람들도 따라 했다. 우리도 먼저 "대∼한 민국!!"하고 응원을 시작해보았다. 하지만 이번엔 아무도 따라 하지 않는 게 아닌가. 그런데 남자애들이 하자 다른 사람들이 따라했다. 그래서 우리들도 용기를 내어 큰 소리로 "대∼한 민국!!"을 외쳤다. 그제서야 다른 사람들이 따라 했다.

그리고 후반전 27분, 안정환 선수가 중거리슛으로 시원한 골을 넣었다. 이번에도 역시 모두가 기뻐했다. 교회 안은 떠나 갈 듯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리고 결국 2대1로 우리 팀이 이겼다. 끝나고 나서 우린 조금 놀기로 했다. 남자 친구 한 명과 여자 친구 한 명은 늦었다며 집에 갔다. 그래도 계속 놀았다. 얼음땡을 하며 놀았는데 집에 도착하니 시계가 12시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피곤했지만 토고전에서 이겨서 너무 좋았다. 프랑스전도 꼭 이겼으면 좋겠다. 물론 스위스 전도…. 태극전사 화이팅! 대∼한민국! 짝짝짝짝짝!! 정다은 기자 <정다은님은 청량초등학교 6학년입니다. 본지 어린이마당 기자로 맹활약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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