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광교 아래 있는 정조반차도는 1795년(정조 19) 어머니 혜경궁과 아버지 세도세자의 회갑을 맞이해 화성과 현륭원에 다녀와서 만든 8일간의 행차 보고서다. 1779명의 인물과 779필의 말이 행진하는 모습을 담은 63쪽의 반차도는 조선 시대 유명 화가인 김홍도의 지휘 아래 김득신, 이인문, 장한종, 이명규 등 쟁쟁한 화원들이 그린 작품으로 그 탁월한 예술성을 인정받고 있다.

행차의 순서, 행차에 등장한 인물들의 의복과 소지품, 그리고 생생한 표정 묘사에 이르기까지 조선시대 탁월한 기록문화를 보여주는 작품이기도 하다. 일반인들은 그저 `대단하다`는 감탄사와 함께 훑어보고 지나가지만 안내문과 함께 하나씩 확인하다보면 또 다른 묘미를 만날 수 있다.

1. 정조는 어디에 있을까

행차 당시 정조의 두 누이인 정연군주와 정선군주는 가마를 타고 갔다. 정조의 모친인 혜경궁 홍씨도 두 마리의 말이 앞뒤로 끌고 가는 `자궁가교`를 탔다. 이에 반해 정조는 `자궁가교` 뒤에서 양산을 떠받치고 있는 말을 타고 따랐는데 정작 그림에선 생략돼 있다. 당시 임금의 모습은 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렬 앞쪽엔 정조가 타는 `정가교`도 등장한다.





2. 조선시대 행차에도 사신도는 함께 했다.

왕의 행차엔 다양한 깃발들이 선두에 서 그 위용을 자랑했다. 왕을 상징하는 용기(龍旗)를 비롯 청룡, 백호, 현무, 백호의 사신도 깃발이 등장하는 데 그 묘사가 아주 세밀하다.





3. 당시 호위병들의 손에 들려진 무기들은…?

행렬 곳곳엔 무장을 한 군사들의 다양한 모습이 그려졌다. 칼과 창, 활 등 전통적인 무기들을 비롯 임진왜란 이후 서서히 주축무기로 자리잡은 총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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