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으로 보는 세상> 조재원




가까운 친척집에도 양철지붕을 입힌 곳이 있었다.

혹여 소낙비나 장대비라도 내리면 ‘후두둑, 호다닥’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며 빗방울이 콩 볶듯 했다. 사방으로 튀는 물방울이 폭포에서 발산되는 물보라처럼 장관이었다. 그렇게 한바탕 전쟁이라도 하는 것처럼 법석을 떨고 나서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조용했다.

양철지붕 밑에 있는 방안에 가만히 누워 있으면 마치 마라톤이라도 한 것처럼 심장 박동이 빨라져 안정을 찾지 못하고 정신은 시계추처럼 왔다 갔다 했다.  

이런 양철집은 초가지붕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단점도 많았다. 재질이 양철이어서 강판에 아연을 도금하여 반 년 정도 지나면 양철지붕은 산화철이 된다. 그러면 페인트를 칠해야 보기도 아름답고 수명도 길게 된다. 여름에 양철집에 들어서면 사우나 시설에 들어온 것처럼 헉헉거려야 하고 땀으로 목욕을 해야 했다. 또 겨울에는 냉동 창고에 들어서듯 추웠다.
<배병수 님의 블로그 수필 `양철집` 중에서>



이 사진을 왜 찍었을까요? 잠시 생각해 봤는데요. 다 사라져 버렸을줄 알았던 오래된 양철집을 보면서 언젠가 살았거나 아마도 지금도 살고 있을 누군가의 삶이 생각나서였을 겁니다. 누군가의 삶과 관련이 없다면 양철집이 아닌 그냥 양철이었겠지요.

 
 
<조재원 님은 포토아카데미(http://cafe.daum.net/photoac)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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