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김훈/ 문학동네

 강 건너 저편으로 가지 못하고 결국 약육강식의 더러운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가장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언어들로 보여주었던 ‘공무도하’이후 꼬박 일 년, 김훈이 신작 장편소설  ‘내 젊은 날의 숲’을 선보인다.
기자 시절의 그로부터 삼십여 년, 김훈의 글을 앞에 놓고 책장을 펼치기 전, 우리가 기대하는 어떤 것이 있다면, ‘내 젊은 날의 숲’에서 작가는 우리가 원하던 바로 그것(혹은 그 이상)을 보여준다.
그것은 또한 작가가 그토록 원하던 바로 그것, “풍경의 안쪽에서 말들이 돋아나기를 바”라며 “눈이 아프도록” 들여다본 세상의 풍경, 그 풍경이 돌려준 그의 질문의 기록이기도 할 것이다.
때문인지, 이번 소설  ‘내 젊은 날의 숲’에서는 나무와 꽃이, 숲이, 그리고 사람이 열리는 장면이 자주 목격된다.
그것은 풍경과 사람이 열리고 깨어나고 열매 맺고 소통하는 장면에 다름 아니다.
지난해의 어느 즈음, 작가 김훈은 그렇게 밝혔다. ‘공무도하’를 펴낼 즈음이었고, 그 안에서 그는 일상의 언어, 구체성의 언어를 추수하여 보여주었다. 하지만 그가 구현해내는 일상의 언어, 구체성의 언어 안에서 이미지와 사유가 하나로 섞여드는 것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김훈의 신작 ‘내 젊은 날의 숲’은 어쩌면, 그가 지금까지 모색해온 새로운 언어, 사람과 사람, 사람의 몸과 꽃과 나무와 숲, 자연이 서로 엉기어드는 풍경을 가장 잘 그려 보이는 작품이 될 것이다.
344면/ 12000원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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