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이윤기/ 민음사
고등학교는 두세 달 만에 때려치웠고, 검정고시를 치른 후 신학대학에 입학했지만 그 역시 얼마 안 돼 그만두었다. 입대 후에는 자원하여 월남전에 참전했고 제대하고 나서는 공사판을 전전했다. 영원한 청춘이자 진정한 자유인이었던 이윤기, 그렇게 온몸으로 시대를 살았던 이야기꾼 이윤기는 이제 우리 곁을 떠나 영면에 임했다. 동인문학상과 대산문학상을 수상한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소설가로서, 지난 30여 년간 150여 권에 이르는 번역서를 내놓은 가장 신뢰 받는 번역가로서, 그리고 한국에 그리스 로마 신화 붐을 일으키다시피 한 최고의 신화 연구가로서 말이다.
‘위대한 침묵’은 자신의 체험을 시종 명징한 언어와 유쾌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펼쳐 놓곤 했던 이야기꾼 이윤기가 마지막으로 풀어놓은 이야기보따리다. 1부 ‘날마다 지혜를 만나다’에서는 자연에 얽힌 단상을, 2부‘내가 뿌린 씨앗, 내가 거둔 열매’에서는 저자의 일상과 지인들과의 추억을, 3부 ‘위대한 침묵’에서는 신화와 고전, 문화에 관한 이야기들을, 4부 ‘부끄러움에 대하여’에서는 세태 비평과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을, 그리고 5부 ‘어머니는 한 번도 날 무시하지 않았다’에서는 어린 시절부터 최근의 모습까지 저자의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진솔한 음성으로 들려준다. 180면/ 10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