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로랑 세크직/ 옮긴이 이세진/ 현대문학



20세기가 낳은 위대한 작가 슈테판 츠바이크의 비극적 최후를 그린 소설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나날’이 현대문학에서 출간되었다. 일찍이 세계를 매혹시켰던 시대의 이야기꾼 슈테판 츠바이크.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영국과 미국을 거쳐 미래의 땅이라 믿었던 브라질 페트로폴리스로 망명한 그는 끔찍한 전쟁의 고통에 시달리다 1942년 2월 22일, 젊은 아내 로테와 함께 동반자살한다. 사실과 픽션을 넘나드는 이 소설은 정신적 고향이었던 유럽의 자멸을 목도하며 어둠에 소환되기까지, 죽기 전 마지막 180일을 마치 슈테판 츠바이크가 직접 써내려간 듯 생생히 재구성한다.
슈테판 츠바이크, ‘그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읽히는 작가’였다. 6,000만 부의 책이 팔려나갔으며, 30여 개 언어로 번역된 작가였다. 대중은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보러 나갔고, 그의 희곡이 상연되길 기꺼이 기다렸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보다 그의 작품을 더 좋아한다는 프로이트의 고백을, 저 저명한 아인슈타인조차 그의 모든 책을 소장하고 있노라던 고백을 차치하더라도 슈테판 츠바이크는 위대한 작가였다.
소설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죽기 전 그 6개월을 추적한다. 평화로웠던 빈에 대한 추억, 8년간 이어져온 떠돌이 생활의 불안감, 더 이상 모국어로 글을 쓸 수 없다는 뼈아픈 각성, 메말라버린 창작열, 가족과 친구들을 두고 도망쳐 나왔다는 죄책감, 조국을 지키는 투사가 되지 못했다는 열패감, 세상에 대한 절망과 씨름하던 그가 마주한 끝간 데 없는 고통을 예리한 펜으로 새겨놓은 이 소설은 최후의 인간 슈테판 츠바이크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잔혹한 현대사를 증언하는 그의 구원을 그린 작품이다. 232면/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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