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테드 케라소티/ 옮긴이 황소연/ 민음사


그랜드티턴 국립공원의 작은 마을 켈리에는 영화 제작자나 작가, 산악인처럼 자유로운 영혼들이 모여 산다. 월든 호숫가에서 통나무집을 짓고 살던 헨리 소로처럼 테드도 나무로 지은 집에 살면서 정육점 고기를 먹지 않고 엘크를 사냥해 먹으며, 번잡한 도시 생활에 물들지 않은 자연인이다. 테드가 산악 여행에서 만난 어린 떠돌이개 멀도 개껌 따위의 인공물에는 관심이 없고 공을 물어 오라는 둥의 식상한 놀이에도 시큰둥하다. 그 대신 햇볕 좋은 날에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동네 주민들을 찾아가 어울리고, 사냥철이면 뛰어난 길잡이로 변신하며, 겨울이면 맨발 스키를 즐기는, 그야말로 자연을 만끽하는 개다.
이 책은 테드가 헤어진 연인과 친구로 남을 수 있도록 도와준 고마운 개, 그리고 무엇보다도 동행의 기술을 가르쳐 주고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일깨워 준 놀라운 개 멀의 일대기다. 우리는 테드와 멀, 두 남성의 좌충우돌 사랑과 삶의 투쟁을 통해, 진정한 관계는 구속이 아니라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가능하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직접 도축한 고기만 먹는다”라는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의 새해 목표가 화제가 되었는데, 여기 또 한 명의 현대 판 원시인이 있다. 테드는 정육점 고기를 먹지 않고 사냥철에는 엘크와 꿩 등을, 낚시 철에는 송어와 연어를 직접 잡아먹는다. 경관이 웅장하여 서부영화의 주요 촬영지가 되었던 와이오밍 주 그랜드티턴 국립공원 안에 위치한 켈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나무집을 짓고 사는 테드는 남극에서 북극 사이 거의 모든 지역을 다녀 본 여행가이다. 그의 글과 사진들은 ‘내셔널 지오그래픽’, ‘오듀본’, ‘뉴욕 타임스’, ‘사이언스’ 등에서 볼 수 있으며, ‘내셔널 아웃도어 북 어워드’를 수상한 베스트셀러 저자이다. 그중에서도 떠돌이개 멀과 함께한 자연 생활은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최고 인기 스토리다.
516면/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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