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이 손현철/ 민음사



KBS 다큐멘터리 PD 손현철의 에세이 『모래강의 신비』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메콩강」 5부작, 대하 문명 다큐멘터리 「몽골리안 루트」 8부작 등 선 굵은 명품 다큐멘터리를 선보여 온 저자 손현철이 일 년여 동안 내성천 등 한반도 곳곳의 모래강을 답사하면서 한반도의 모래강이 처참하게 사라져 가는 광경을 목격한 경험, 그리고 다양한 고전과 논문 등을 토대로 얻은 모래와 모래톱, 모래강에 대한 지식을 책으로 엮었다. 또 다양한 모래강 풍경을 보여 주기 위해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도 풍부하게 실었다.
강과 모래는 한반도 지형을 형성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특히 영남 지역을 관통하며 흐르는 낙동강 본류와 지류에는 큼지막한 모래톱이 많이 발달했으며, 우리네 조상들은 그 모래톱을 터전으로 삼아 마을을 개척하고 농사를 지었다. 그런데 ‘4대강 살리기 공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모래톱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특히 영주댐이 완공되는 2013년 무렵이 되면 한반도의 대표적인 모래강 내성천이 그 본연의 아름다움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높다. 내성천을 천천히 거닐며 모래톱의 절경을 맛볼 수 있는 시간이 고작 1~2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반도 특유의 물돌이 지형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회룡포부터 내성천이 수몰 위기에 빠지면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무섬 마을까지, 저자가 직접 발로 뛴 체험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모래강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모래강의 신비』는 한반도 모래강의 의미를 마지막으로 기억하려는 기록인 동시에, 하나밖에 남지 않은 모래강 구석구석을 소개하는 여행 안내서이자, 모래강이 이대로 역사 속으로 파묻히기를 바라지 않는 간절한 마음을 담은 호소문이다. 집터와 농토를 제공해 주고 수질을 정화해 주고 생명체를 품어 주는 모래는 그 자체로 살아 있어야 한다. 저자는 “4대강 공사는 모래와의 부질없는 싸움”이라고 주장하면서 우리 후손들에게 모래톱을 복원해야 하는 무거운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지금 이대로의 모래강을 잘 보존하자고 말한다.  288면/ 값 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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