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 지음/ 추수밭

 조선시대에도 이혼이 가능했을까? 조선 사람들은 화장실 뒤처리를 어떻게 했을까? 궁금하지만 학교에서는 절대 배울 수 없었던 조선의 생활상이 시트콤보다 웃기고 사극보다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로 생생하게 그려진다. 이혼하려고 별별 꼼수를 다 쓴 양반들, 전쟁 통에 왜구에게 겁탈당하고 이태원에 모여 살아야 했던 환향녀들,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기던 대마도 정벌의 숨겨진 뒷이야기 등등……. 베스트셀러 《엽기 조선왕조실록》의 저자 이성주가 익살스러운 문체로 풀어내는 이야기 속에는 왕과 관료들의 속사정은 물론 내시, 스님, 환향녀 등 보통 사람들의 애환 또한 담겨 있다. 재미있게 읽다 보면 어느덧 자연스럽게 조선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최근 한국사를 고교 필수 과목으로 지정하는 데에 관한 논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암기 위주의 역사 수업 방식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기존의 역사 교과서는 단편적 사실들을 나열하거나 연대기적으로 서술하는 데 그치고 있어서, 역사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따라서 역사를 지루한 암기과목으로 여기는 학생들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정보 위주의 딱딱한 역사책이 아닌 ‘쉽고 재미있는 역사책’이 필요한 이유다.
사실 역사는 암기 과목이 아니다. 알고 보면 TV 연속극보다도 흥미진진한 것이 바로 역사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조선사 진풍경》은  역사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냄으로써 역사적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를 이해하게 해주며, 당시의 실생활을 눈으로 보듯 생생하게 전해준다. 또 대중적이고 친근한 서술 방식으로, 역사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는 사람도 하루 만에 읽을 수 있을 만큼 ‘만만한’ 역사책이다.
2006년 《엽기 조선왕조실록》으로 역사를 경험하는 새로운 방식을 제시한 바 있는 저자 이성주. 《조선사 진풍경》 역시 저자 특유의 발랄한 문체와 상상력이 잘 살아있는 책이다. 저자는 조선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듯 생생하게 재현해낸다. 거침없는 입담으로 풀어내는 이야기는 ‘하이킥’ 뺨치게 웃기고 ‘불멸의 이순신’보다도 실감 난다. 현대와 과거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언어 구사는 고루하게만 여겨졌던 역사를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느끼게 해준다. 지금껏 역사라는 말만 들어도 하품이 나오던 독자라면 ‘역사=딱딱한 암기과목’이라는 편견을 깨고 역사에 흥미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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