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도 SNS 통해 급속 확산, 15일 시위

미국 월스트리트 점거투쟁의 불길이 한국에도 옮겨붙었다.

금융소비자 권리찾기 연석회의 등 금융관련 시민단체들은 12일 오전 11시30분경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삐 풀린 금융자본을 규탄하는 미국 월스트리트 점거투쟁에 동참한다고 발표했다.



허영구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현재 경제위기 원인은 국제 금융자본의 탐욕에 있다”며 “전세계 노동자와 함께 노동자와 서민이 이 땅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경제희망본부 팀장도 “대다수 국민을 외면하는 금융기관은 본연의 역할을 잃은 것”이라며 “금융을 제자리로 돌려 서민과 민중의 삶이 중심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용건 사무금융노조 위원장도 “금융거래세를 도입해 잘못된 금융정책으로 피해를 본 약자에게 보상하고 고삐 풀린 금융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오는 15일 오후 2시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앞에서 ‘한국판 월스트리트 점거투쟁’ 사전집회를 열고 같은 날 오후 6시에 서울광장에서 열릴 ‘1%에 맞선 99%’ 집회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매일 방값, 끼니 걱정”

뉴욕 월 스트리트에서 시작된 금융자본 반대시위는 전세계적으로 확산 중이다.

캐나다의 반소비지상주의 잡지인 애드버스터즈에서 항의의 의미로 미국 금융 중심가인 월 가에서 행진을 시도한 것에서 시작했다. 이후 트위터와 같은 SNS로 활동 범위를 넓혀나갔다.

2011년 9월 17일 토요일부터 브로드웨이와 가까운 즈카티 공원에서 이틀 밤을 새운 시위대는 월요일 아침이 되자 거리로 나섰다. 즈카티 공원은 2006년 재개장 하기 전에는 자유 광장 공원으로 불렸다. 이 날 이후 즈카티 공원에선 대중 토론이 열리는 등 시위대의 본부와 작전 지휘소가 됐다.


전세계에서 동참하는 자발적인 원조 물품이 도착했고 시위대는 농성을 계속했다. 이 같은 모델을 기반으로 보스턴, 워싱턴,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샌디에이고 등 다른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벌어지거나 계획되고 있다.

미국을 넘어서서 해외로 확산되기 시작했으며, 오는 10월 15일 캐나다 증권거래소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계획돼 있다. 시위대는 “우리는 미국의 최고 부자 1%에 저항하는 99% 미국인의 입장을 대변한다” “미국의 상위 1%가 미국 전체 부의 50%를 장악하고 있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방값 걱정, 끼니 걱정을 하지 않게 해 달라”의 구호를 중심 화두로 삼고 있다.

최근 국내에도 강한 영향을 불러 일으키며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확산 중이다. 15일 시위가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 론스타가 유죄 판결을 받은 상황이어서 그 목소리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김승현 기자 okkdoll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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