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수 지음/ 문학동네




“나는 글을 쓰게 되어 있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김연수’라는 소설가에게 이제 다른 수식어는 불필요해 보인다. 그는 글을 쓰는 사람이고, 글을 쓰게 되어 있는 사람이다.

“그렇게 살게 되어 있는” 소설가 김연수가 『밤은 노래한다』(2008) 이후 사 년 만에 새 장편소설을 선보인다. 2008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 청소년문예지 『풋,』에 총 4회를 연재했던 『원더보이』가 연재를 중단한 지 꼭 삼 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 것. 등단한 지 만 19년, 일곱번째 장편소설, 열한 권째 소설책, 열다섯 권째 단행본. 그사이에 2009년 봄부터 겨울까지 계간 『창작과비평』에 『바다 쪽으로 세 걸음』 1부를 연재한 바 있고, 2011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계간 『자음과모음』에 장편소설 『희재』를 연재하고 있으니, 다른 속뜻을 헤아리지 않아도 이미 그는 ‘글을 쓰면서 살게 되어 있는 사람’이 분명한 듯하다.

『원더보이』는 성장소설이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다. “이 세계의 모든 것들이 그렇게 되기로 한 것처럼 스스로 그렇게 되리라는 사실을 그저 믿기만 하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것은, 대부분의 어른들도 아직 모르는 일이니까.

이 소설을 다 읽고 나면 우리는 알게 된다. 우주에 이토록 많은 별이 있는데도 우리의 밤이 이다지도 어두운 것은, “우리의 우주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서로를 껴안은 우리의 몸이 그토록 뜨거운 것은 “그때 우리가 아직은 젊고 여전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슬픔과 슬픔이 만나면 슬픔이 두 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위로가 되기도 한다는 것을 말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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