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광 지음/ 해냄출판사






베스트셀러『조선을 뒤흔든 16가지 살인사건』등의 저자 이수광이 뜻을 세우고 마음을 다잡아 공부에 몰입한 조선의 선비 16인을 다각도로 추적해 집필한 『공부에 미친 16인의 조선 선비들』을 집필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열정을 가지고 공부한 남녀 선비들의 일화와 그들이 깨우친 공부의 비법들을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다.

조선의 주류 학문인 성리학을 탐구한 선비들, 숨겨진 재능을 감출 수 없었던 여사(女士)들, 조선 후기 사회 개혁을 추구한 실학자들, 신분을 뛰어넘어 학문 탐구에 몰두한 비(非) 양반 선비들 16인을 가려 총 4부 16장으로 나눴고, 각 장마다 추가해서 알아두면 좋을 인물 16인을 선정해 부록으로 구성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익히 들어봤음직한 정치가, 문장가뿐 아니라 신분을 극복하고 학문을 탐구한 천민과 역관 등이 포함되어 있다.

벼슬을 거부하고 학문에 매진하는 동안 잡념을 없애기 위해 칼로 턱을 고이고 허리춤에 방울을 찬 남명 조식, 실학을 집대성하고 수많은 저서를 남겨 조선 최고의 지식인으로 평가받은 인물이나 그 역시 공부할 때는 이해가 될 때까지 묻거나 읽고 또 읽은 다산 정약용, 심문하듯이 따지고 연구하여 마침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낸 연암 박지원, 가난으로 스승 모실 돈이 없으니 대신 수만 권의 책을 읽고 베껴 쓰고 모은 청장관 이덕무 등 절박하고 치열하게 학문에 매진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또한 학문을 업으로 할 수 없었던 신분의 사람들도 두루 소개된다. 집안일을 하는 틈틈이 요긴한 글을 선별해 베껴 적고 소견을 덧붙여 여성백과사전인 『규합총서』를 편찬한 빙허각 이씨, 문학 동인을 만들어 시문을 주고받고 예술과 정치에 대해 논하며 학문적 교류로 수준을 높인 금원 김씨, 살이 썩는 줄도 모르고 글을 읽고 또 읽은 역관 성재 고시언 등 성별과 신분을 넘어 삶을 윤택하게 하고 지식으로 자아를 다진 선비들의 이야기는 저자의 손끝에서 쉽고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은 공부를 왜 해야 하는가를 고민하는 청소년들, 입시 교육에 지쳐 책을 등한시하는 대학생들뿐 아니라 바쁜 일상 속에서 삶의 구심점을 잃은 직장인들 등 책과 공부의 필요성을 찾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죽비 같은 책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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