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 위해서라면 환경 훼손해도 된다? 생태계와 경관 파괴 불 보듯 뻔해”
“경제성장 위해서라면 환경 훼손해도 된다? 생태계와 경관 파괴 불 보듯 뻔해”
  • 승인 2012.06.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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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진단 연속인터뷰> 윤여창 서울대 교수(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1

생태경제학자로 한국임학회 회장 등 역임하며 환경보호에 앞장
케이블카 설치, 미래 세대에 ‘대머리’ 된 국립공원으로 남을 것
경제 효과? 다른 관광지 상대적으로 수입 줄어 전체 경제엔 ‘제로섬’
자연보존 앞장서는 외국 언론과 전문가들로부터 비웃음 살 것
녹색 포장된 원자력, 해외수출로 경제발전 이루겠다는 전략 잘못돼









한국 사회가 몸살을 앓고 있다. 국가보안법 사범 증가, 노동 탄압, 생태환경 파괴 등의 문제가 확산되면서 사회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공안정국’에서 파생된 숱한 문제들이 여전히 한국사회를 지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위클리서울>은 2007년부터 국가보안법, 남북관계, 노동 인권, 생태 환경, 교육 등의 문제와 관련 각계 인사들과 연속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그동안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 ‘야생초 편지’의 황대권 씨, 재야인사 김낙중 선생,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 이소선 여사,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 김상봉 전남대 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종철 ‘녹색평론’ 발행인, ‘송환’의 김동원 감독, 김세균 서울대 교수, 강기갑 민노당 대표, 노회찬?심상정 의원, 정세현 이종석?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김우종 덕성여대 명예교수, 홍윤기 동국대 교수, ‘민족일보’ 조용수 사장의 동생 조용준 선생, 박원순 서울시장,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남윤인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정지영 감독, 이상돈 중앙대 교수, 손호철 서강대 교수, 이해영 한신대 교수,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이성백 서울시립대 교수, 이한열 열사 모친 배은심 여사, 박창근 관동대 교수, 배우 최종원?문성근?권해효 씨, 지율스님, 박인배 세종문화회관 사장, 강정구 동국대 교수, 우석훈 성공회대 교수, 박재동 화백, 문정인 연세대 교수, 이장희 한국외대 교수, 손혁재 한국NGO학회 회장,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진경 서울과학기술대 교수, 박경석 장애인철폐연대 대표, 가수 안치환 씨, 김두관 경남도지사, 안종주 박사, 김정헌 공주대 명예교수, 이근행 전 MBC노조 위원장, 하종강 한울노동문제연구소 소장,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유시민 의원,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 문재인 변호사,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 김태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 이진석 서울의대 교수, 이호철 작가,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유홍준 명지대 교수, 강남훈 교수노조 위원장, 이상이 복지국가소사이어티 대표, 조기숙 이화여대 교수, 정연주 전 KBS 사장, 김동춘 성공회대 교수, 장석웅 전교조 위원장, 윤기돈 녹색연합 사무처장, 박순성 동국대 교수, ‘하얀 정글’의 송윤희 감독, 신율 명지대 교수, 강병화 고려대 교수, 정혜신 정신과전문의, 이은봉 한국작가회의 사무처장, 김명곤 전 문광부 장관,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 조헌정 향린교회 목사, 이시영 한국작가회의 이사장, 방송인 김미화 씨, 정동익 사월혁명회 의장, 고은?김용택?안도현?신경림 시인, 녹색당 이현주 공동운영위원장 등 230여 명의 사회 각계 인사들과 인터뷰를 진행해왔다. 이번호에는 윤여창 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한국임학회 회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와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지리산이나 설악산은 1500고지 이상이다. 이런 높은 산은 기온이 낮다. 그래서 한번 생태계가 파괴되면 풀이나 나무가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케이블카가 산 정상까지 설치된다면 미래 세대들에게 ‘대머리’가 된 국립공원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윤여창 교수는 환경부가 국립공원 계획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케이블카 설치가 지역경제 활성화에는 기여하는 부분이 있겠지만, 이마저도 결과적으로는 ‘제로섬 게임’에 불과하다고 분석한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설치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고로 인근지역 주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놀러가는 곳은 시간과 돈에 제약 받기 때문에 관광객이 한 곳으로 몰리면 다른 곳들의 관광객은 줄어들 수 있다. 이른바 ‘제로섬 게임’인 셈이다.”

윤 교수는 이명박 정부의 ‘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대해선 “저탄소 부분은 비교적 잘 하고 있다. 온실가스를 많이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 목표를 내놓았기에 좋게 평가할 수 있다”면서도 “녹색성장 부분은 왜곡된 게 많다”고 꼬집었다.

“생태계 자원을 활용해 국민들 삶의 질을 높이겠다고 하는데 졸속적이다. 그 대표적인 게 4대강 사업이다. 태양력, 풍력, 조력을 추진함에 있어서도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아 문제가 많다. 이런 가운데 핵에너지를 장려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하다. 녹색기술이라는 것은 깨끗한 에너지, 즉 폐기물이 안 나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원자력발전소를 장려하다니 앞뒤가 맞지 않다. 원자력발전은 녹색기술이 아니다. 이것을 녹색으로 포장, 해외에 수출해서 경제발전을 이루겠다는 전략은 옳지 않다.”

한편 윤 교수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있어 환경문제에 대해 재정의 할 필요가 있다”며 “인간 이외의 생명들을 파괴하거나 가치를 절하하지 말고 자신의 몸이나 친구처럼 생각할 수 있는 따뜻한 관계로 복원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다음은 윤여창 교수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 지리산 등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 2009년도부터 현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전략의 하나로 추진해온 안이다. 온실가스방을 줄이고 녹색환경을 조성하고, 경제성장을 동시에 추구하는 목표를 담고 있다. 여러 방안 중 하나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녹색자원의 활용이다. 지역의 경제를 살리자는 취지에서 그 수단을 찾다가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안이 나온 것이다.
과거엔 국립공원 케이블카 설치 범위를 2킬로 이내로 제한해왔다. 설악산이나 지리산 등 해발이 높은 곳엔 2킬로 가지고는 정상에 도달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번엔 정상으로 접근하기 힘드니까 완화하는 쪽으로 국립공원 정책 자연공원법을 바꿨다.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으로, 환경부의 정책이 바뀐 것이다.
결과적으로 환경보존보다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우위에 두는 게 현 정부의 녹색성장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라면 환경을 좀 훼손해도 상관없지 않느냐,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는 정책철학인 것이다.
생태적으로 민감도가 적은 곳엔 케이블카를 놓을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지금 환경부에서 추진하고자하는 사업 현장은 굉장히 민감한 곳들이다. 생태계 파괴와 경관파괴는 불 보듯 뻔하다. 정상부로 향하는 케이블카는 지양해야 한다. 환경정책과도 거리가 멀다. 환경부에서도 국립공원 계획을 변경하는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생태계 훼손은 대개 어떤 식으로 벌어지는가.
▲ 지리산이나 설악산은 표고 1500미터 이상 고지이다. 이런 높은 산의 정상부 가까운 곳은 기온이 낮은 시간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한번 생태계가 파괴되면 풀이나 나무가 회복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미래 세대들에게 ‘대머리’가 된 국립공원으로 남겨질 가능성이 크다.
1년에 수십만 명이 찾는다는 설악동의 권금성과 통영 미륵산의 경우, 케이블카가 건설된 이후 그 정상부에는 나무와 풀이 다 죽고 없다. 노고단은 KBS 송신탑을 짓느라고 상당히 넓은 면적의 산림이 훼손된 상태다. 케이블카를 놓으면 노고단은 그 넓은 면적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
국립공원 핵심부 생태계를 훼손하는 정책은 미래세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처사이고, 국가의 국제경쟁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환경부가 세계 자연보존 하는 것을 돕고 모범이 되겠다는 취지에서 올해 9월 한국에서는 세계자연보존총회를 개최한다. 의장국가가 45년 동안 잘 보존해오던 국립공원을 훼손하는 정책을 펴면서 세계자연보존총회를 개최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언행 불일치다. 외국의 자연보존에 앞장서는 언론이나 전문가가 와서 비웃지 않을까 싶다. 반세기 동안 보존해오던 국립공원을 개발할 것인가는 충분히 오랜 기간 숙고해서 결정해야 된다. 여론 수렴도 충분히 해야 한다. 임기 5년의 대통령 혼자 결정할 게 아니다.

- 국립공원 제도의 취지는 무엇인가. 
▲ 국립공원이라는 제도 자체는 120여년 전 미국에서 생겼다. 현재 세대들의 이용을 제한해서 미래 세대에게 아름다운 유산을 남겨주고자 하는 취지였다. 한국의 경우 1967년에 도입했다. 처음 도입 당시 구례, 하동 등 지리산 주변 5개 군의 관광객 유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게 된 중요한 목적이었다. 당시 지역발전을 위해 국립공원을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엔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기에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다 80년대 들어오면서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있을 때 자연보존 운동이 새롭게 조명되기 시작했다. 국립공원을 관장하는 부서가 건설부에서 내무부로 이관되었다. 김대중 정부 들어서는 시민단체들이 국립공원은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경부에서 관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후 국립공원은 환경부로 이관됐다. 지금까지 그렇게 환경부에서 국립공원을 관장하고 있는데, 현 정부 들어 ‘녹색성장’을 빙자해 다시 45년전 경제개발시대의 정책철학을 취하고 있는 것이다.

-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가. 
▲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는 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설치하지 않았을 때보다 더 많은 사람이 올 가능성은 있다. 고로 인근지역 주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다. 그런데 놀러가는 곳은 시간과 돈에 제약 받기 때문에 관광객이 한 곳으로 몰리면 다른 곳들의 관광객은 줄어들 수 있다. 이른바 ‘제로섬 게임’인 셈이다. 케이블카가 설치되지 않은 다른 국립공원에 관광객이 덜 가게 된다는 얘기다. 그런 차원으로 보면 지역 간의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한편으론 생태자원을 이용한 관광개발은 생태계 품질이 우수하게 보존될 때 효과가 있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가면서 생태자원이 훼손되면 장기적으론 관광객의 수가 줄어들 수 있지 않겠는가.

<기사 이어집니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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