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지음/ 로도스




대선의 계절, 정치의 계절이다. 여당의 대선 후보로 여성인 박근혜 후보가 나섰다. 바야흐로 여성을 위한 정치가 꽃피고 있는 것인가? 박근혜 후보는 진정한 여성 후보인가? 이는 다시 보다 근원적인 질문으로 이어진다. 여성은 누구인가? 여성성이란 무엇을 말하는가? 여성을 위한 정치는 무엇인가? 누가 진정으로 여성과 함께 하는가? 여성은 어떻게 자신의 정치를 구현할 것인가?

현재 누구를 지지하고 누구를 반대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승리하고 어떻게 상대방을 패배의 늪으로 빠트릴 것인가에 대한 정치 공학적 고민들만 난무하고, 어느 누구도 여성과 정치의 본래적 관계, 그리고 정치의 본성, 그리고 우리 사회의 정치가 지향해야 할 문명사적 방향의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고민하지 않는다. 이러한 근본에 대한 사유는 철학이나 종교의 영역으로 간주되면서 정치와 철학, 정치와 사유, 정치와 문화의 관계는 점점 멀어져가는 현실이다. 그리하여 여성의 사회적 조건과 정치적 역할에 대해 분석하는 책들은 간간히 있어 왔으되, 여성 정치에 대한 통합적 사유를 펼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다.

여기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이 펴내는 “생명의 정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절실히 요구되는 그러한 융합적 지평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소중하다고 하겠다.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구체적인 체험으로부터 시작해서 우리 사회의 역사적 조건에 대한 폭넓은 조망을 거쳐서, 문화 영역에 대한 비평적 안목, 그리고 문명사적 전환에 대한 철학적 사변으로 나아가며 여성과 정치에 관련된 풍부한 사유를 종횡무진 펼쳐내고 있다.

이번 로도스에서 펴낸 “생명의 정치 - 변화의 시대에 여성을 다시 묻는다”는 그의 첫 번째의 정치 에세이이다. 이 책을 시작으로 앞으로 더 진전되고 확장된 사유들이 활발하게 펼쳐질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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