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국 지음/ 위즈덤하우스





대한민국의 대통령사史는 한 편의 갱스터무비를 연상시킨다. 건국 이래 6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숙청과 쿠데타가 공공연하게 자행된 것은 물론 민주 정권으로 이행한 이후에도 보수와 진보 간 대립과 지역주의, 경제 불균형으로 인한 계층 간 다툼이 난무했다. 2012년 대선은 이러한 의미에서 매우 복잡하고 변수가 많은 선거일 수밖에 없다. 60년 대통령 역사상 가장 극적인 인물로 거론되는 박정희의 딸 박근혜가 출마해 아버지 통치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요구받고 있으며, 지역주의와 기득권 철폐를 꿈꾸다 새벽이슬로 사라진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 문재인이 후보로 나서 또 한 번의 정권 탈환을 꿈꾸고 있다. 여기에 기존 정치와는 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제3의 세력 안철수가 등장해 새로운 정치를 외치고 있으니, 그야말로 지난 60년 대통령사의 종지부를 찍는 선거라고 할 수 있다.

『12: 2012년 12월 우리가 뽑아야 할 12번째 대통령』(위즈덤하우스 刊)은 보수와 진보의 프레임에 갇혀 자기와 같은 색이기만 하면 표를 던지는 좌와 우 20%를 위한 책이 아니다. 오늘 대한민국 사회가 요구하는 시대정신과 과거 60년 대통령사의 성적표를 기준으로 다음 정부를 선택할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지역과 이념에서 자유로운 중간층 유권자 즉, 퍼플 피플(Purple People)들이 올바로 대통령을 선택할 기준과 성적표를 제시하기 위해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모여 지난 역사와 오늘날의 후보들을 날카롭게 비평했다. 양 진영에서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고 있는 발군의 정치평론가 고성국이 참여해 좌와 우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고 있는 핵심쟁점들에 대해 질문했으며, 보수의 원로 윤여준과 개혁 보수 원희룡이 참여해 이승만 이후 지도자들 11명(장면 포함)의 흑과 백을 꼼꼼하게 비판하며 12번째 대통령의 조건을 제시했다. 또한 실천하는 진보 박영선과 소통하는 진보 노회찬이 모여 오늘날 진보의 지형을 더듬으며, 진보가 지켜야 할 가치에 비추어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가치를 진단했다. 문제가 복잡하고 갈 길이 험난할수록 믿고 의지해야 할 것은 기준과 가치뿐이다.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대통령을 뽑고자 하는 이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어줄 책이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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