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빈집을 두드리다
<신간> 빈집을 두드리다
  • 승인 2012.12.2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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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진 지음/ 문학동네





누군가에게 다가갈 때 머뭇거려본 사람, 혹은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받아 방 안에 웅크려 지내본 적이 있는 사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줄 누군가를 찾아 헤매는 사람…… 예컨대 그들의 마음은 대개 빈집과 같을 것이다. 비어 있는 집, 한때는 웃음과 사랑, 고통, 희열로 가득 차 부대끼며 사람과 사람이 함께 공존했던 곳. 하지만 지금은 모든 게 사라져 공허한 흔적만 남아 있는 곳. 그런 빈집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이들은 자신의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패퇴된 사람들이고 세상에서 밀려나 ‘밖’으로 침잠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본디 악하지 않다. 나쁘지 않다. 오히려 그들은 선하고 착하며 타인과의 소통을 꿈꾼다. 또 그들은 세상 밖을 향해 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알지 못했지만 그들은 끊임없이, 우리를 두드렸다. 자신을 봐달라고,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달라고, 언제고 노크했었다.

여기 한 권의 소설집을 세상에 내보낸다. 빠르게만 돌아가는 세상을 향해 더딘 걸음걸이를 재촉하는 신예 소설가 장은진의 소설집이다. 호들갑스럽지 않게 서로의 삶에 은근히 스며드는 그녀의 소설 속 개개 인물들이 내뱉는 차분한 목소리를 따라 그동안 등한시했던 우리 주위의 고립되고 소외받는 보통의 존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지금 주변부 ‘옆’ 사람의 약하고 가냘픈 모습을 한번쯤 돌아보자. 그게 장은진이 건네는 첫인사이자 굳게 닫힌 우리 마음의 문을 열어보라는, 빈집 같은 마음을 두드리는 그녀만의 노크이다.

장은진은 2004년 「키친 실험실」로 중앙신인문학상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09년에는 장편소설『아무도 편지하지 않다』로 문학동네작가상을 수상해 한국문단의 기대와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 그녀가 사 년 동안 꾸준하고 성실하게 발표해온 일곱 편의 단편소설을 묶어 두번째 소설집 『빈집을 두드리다』를 펴낸다.
두번째 소설집 『빈집을 두드리다』에서 그녀는, 소외되고 고립된 주인공들을 내세워 ‘사랑’과 ‘소통’에 대한 일곱 편의 가지각색의 이야기를 선보인다. 장은진만의 따듯한 시선과 세밀한 관찰력으로 이 시대 ‘밖’으로 떠밀려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과 고독을 기록했다. 그들의 삶의 모습들을 읽다보면 ‘어떻게 사랑받을 것인가’를 묻기 전에 ‘어떻게 사랑을 줄 것인가’라는 명제에 도착하게 되고, 곧 진정한 ‘소통’이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 깨닫게 된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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