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상의 삶의 향기 폴폴>





흔들리는 삶

어제도 살아왔고 오늘도 살아간다. 그리고 내일 또한 살아갈 것이다. 원하든 원하지 않던 시간은 흘러간다. 흘러가는 세월에 밀려 내 삶도 이루어진다. 주관적 의지를 가지고 삶을 구축해간다면 아름다운 인생으로 빛날 수 있다. 그러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밀려서 살아가게 된다면 부초 같은 인생이 되고 만다.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물결 따라 흔들리는 삶이란 허망하기 그지없다.

삶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삶을 이루는 요소는 무엇일까? 아마도 끈기와 용기 그리고 자신감이 아닐까 한다. 삶은 위험의 연속이다. 한 고비 넘기면 또 다른 어려움이 앞을 가로막기 일쑤다. 고비를 만날 때마다 극복해야 한다. 극복할 수 있는 도구는 끈기다. 끈기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힘들다고 그곳에 주저앉아 버리면 삶 또한 주저앉게 된다. 좌절하지 않고 끈기 있게 도전하게 되면 극복되지 못할 일이란 없다.



다음은 용기다. 용기는 도전하는 정신이다. 절대로 불가능할 것 같은 과업에 당당하게 도전하는 힘이다. 도전하는 용기가 없다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용기가 없다면 넘을 수 없다. 도전도 하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면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용기는 인생을 아름답게 빛내주는 도구다. 용기를 잃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다음은 자신감이다. 살아가면서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자신감을 가지고 도전하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내 인생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자신감을 가지고 하는 일과 자신감 없이 하는 일은 천양지차가 있다. 삶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자신감은 필수적이다. 그래야 신바람도 나고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자신감은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다.



끈기와 용기 그리고 자신감의 공통점을 찾아보면 셋이다. 하나는 생각이고 둘은 말이며 셋은 행동이다. 끈기 있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용기 있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자신감 있게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한다. 생각과 말 그리고 행동은 삶의 구성요소다. 매 순간마다 하는 생각과 말과 행동이 삶을 좌우한다. 긍정적으로 작용하면 아름다운 삶이 되고 그렇지 못하면 부초 같은 인생이 되고 만다.

살아가면서 끈기 있게 도전하고 용기를 가지고 실천하게 되면 삶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의지와 끈기가 없으면 삶은 무너진다. 용기가 없어도 무너진다. 자신감 없이 살아가면 마찬가지다. 인생에 연습은 없다. 한번 뿐이다. 그렇다면 살아가는 순간순간이 모두 소중하다. 무엇 하나 소홀해서는 안 된다. 소홀해지는 순간 인생은 무너지는 것이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빛날 수 있도록 살아가는 것이 좋다.



여름의 길목에서

봄이 조급한가 보다. 자꾸만 떠나려고만 한다. 아직 시간적 여유가 남아 있건만 자꾸 가는 길을 재촉하고 있다. 여름은 자신의 생각과는 전혀 상관없이 봄이 떠나고 난 자리에 들어서고 있다. 비어진 공간을 그대로 둘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봄이 떠나간 자리를 메우고 있다. 봄의 성급한 행동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아파한다. 아직은 봄의 여유를 즐기고 싶다. 그러나 봄이 서둘러서 떠나버리니 봄의 여운을 즐길 수가 없다.

무엇이 그리도 바빠서 서둘러 떠나가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앞만 보지 말고 뒤도 보고 옆도 보면서 천천히 가도 될 일 아닌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얼마든지 여흥을 즐기면서 갈 수도 있지 않은가? 남의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은 채로 봄이란 야속한 존재는 훌쩍 떠나가 버리고 말았다. 안타깝다. 바삐 서둘러 떠나는 봄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어머니의 모습이 그리워진다.



그리운 어머니, 보고 싶다. 어머니는 평생을 바쁘게 사셨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 종일 종종걸음을 치면서 사셨다. 어린 시절에는 어머니가 왜 그리 바쁘게 사시는 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이를 먹어서는 잠시 쉬었다 가셔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었다. 그러나 어머니는 자식의 말을 듣지 않았다. 정신없이 살아도 먹고 살기 바쁜데 무슨 소리냐며, 더욱 더 바쁘게 사셨다. 그런 어머니가 정말 보고 싶다.

이제 어머니의 나이가 되어 생각해본다. 어머니의 모습에서 삶이란 무엇인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는 평생을 그렇게 사셨다. 자식에게도 설명하려 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무엇이든지 직접 몸으로 보여주셨다. 당신이 직접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서 큰 가르침을 주셨다. 어머니가 사신 한 평생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생각해본다. 어머니가 나에게 보여주려고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어머니가 행동으로 보여준 삶이란 셋으로 요약할 수 있다. 삶이란 숨 쉬는 것이다. 삶이란 먹는 것을 조절하는 것이다. 삶이란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숨 쉬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셨다. 숨 쉬지 않고서는 절대 살아갈 수 없다. 먹지 않고서도 살아갈 수 없다. 시간 관리 제대로 하지 않고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는 없다. 삶에 있어서 이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여름의 길목에서 슬금슬금 기어드는 더위를 피하며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어머니가 계실 때에는 아무런 걱정이 없었다. 어머니의 마음과 내 마음이 하나로 일치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어머니를 떠올리기만 하여도 마음이 따뜻해지는 이유이다. 더위가 아무리 기승을 부려도 마음과 마음이 전해지기만 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세상 사람들 모두를 어머니로 생각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춘성 정기상 님은 전북 완주군 가천초등학교 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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