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이석채 회장 퇴진 촉구 기자회견

배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와중 르완다로 출국, ‘사면초가’에 몰려있는 KT 이석채 회장에 대해 시민사회가 ‘총력 대응’을 선포하며 “즉각적인 퇴진과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KT 새노조를 비롯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는 KT 계열사 노동조합 전체와 상급노조인 언론노조 그리고 참여연대, 언론연대, 민변 등 시민단체 등은 29일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KT 이석채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에 즈음한 KT 관련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회를 맡은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단일 사업자에 대해 이런 규모의 기자회견은 처음 해 본다. 이석채 회장 체제의 KT가 그만큼 통신 공공성을 훼손하고, 반 노동 기업이 되었다는 반증이 아니겠느냐”며 “이석채 회장 체제에서 목숨을 달리한 노동자들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석채 체제 KT에선 올해만 21명의 노동자가 사망했고, 그 가운데 8명이 자살했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 지역에서 가축이 수십 마리만 폐사해도 국가적 차원의 역학 조사가 있었을 것”이라며 “KT에서 그렇게 많은 노동자가 죽어가고, 노동이 압살되었는데도 단 한 번도 법의 잣대를 들이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석채 체제 KT에서 발생한 악랄한 노무 관리의 사례들이 폭로, 고발됐으며, 배임 혐의뿐만 아니라 노동 탄압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한, 수사 도중에 국감을 회피해 르완다로 출국한 이석채 회장의 ‘안하무인’ 행보에 대한 비판이 봇물을 이뤘다.

언론노조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이석채 회장이 참석한 르완다 행사는 이미 작년에 계약이 체결된 건으로 회장이 특별히 참석해야 할 행사가 아니다”며 “내부 정보에 따르면, 국감을 피하기 위해 일정을 만들어 급히 출국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해관 KT새노조 위원장 역시 “이석채 회장이 아프리카에서 대단한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말하고 있지만, 르완다 사업은 KT 내부에서 논란이 많다”며 “르완다는 현재 2G망을 쓰고 있는 나라인데, 25년간 4G사업 독점권을 따내는 대가로 망 구축에 40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을 성과라고 하는 것은 뻥튀기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석채 회장의 출국이 수사 회피를 위한 도주가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언론노조 이경호 수석부위원장은 “이 회장이 11월 1일 날 귀국한다는데, 제대로 돌아올지나 모르겠다”며 “이 회장이 과거 정통부장관 때 PCS비리에 연루돼 수사를 피하고자 3년간 미국에서 체류했었다”고 비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 회장이 도주 의혹을 피하고자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귀국해 국감에 출석하고, 수사에 따른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해관 새노조 위원장 역시 “배임 혐의를 받고 있고, 과거에도 수사를 피해 장기 도주한 경험이 있는 인사가 해외로 돌아다녀선 안된다”며 “검찰은 반드시 이 회장을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석채 회장과 KT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친박 인사를 낙하산으로 내려 보내기 위한 사전 정지 작업 성격이 아니냐는 시각에 대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KT에 대한 수사는 정상과 비정상의 문제”라며 “비정상적인 경영이 이뤄진 이석채 체제 KT의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선 수사 의도가 무엇이건 간에 강도 높은 수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KT에 대한 수사가 박근혜 정부 입맛에 맞는 또 다른 낙하산 인사를 세우기 위한 과정이 아닌 통신 공공성을 회복하기 위한 과정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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