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노조 출범 기자회견

아르바이트 노동조합(이하 알바노조)이 6일 서강대학교 정문 앞에서 ‘서울지역 6개 대학 알바노조 공동출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날 기자회견의 사회를 맡은 김재섭 경희대학교 알바노조 분회장은 “43년 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고 외치며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있었다. 하지만 2013년 한국사회는 여전히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알 수 있었다”며 대학 알바노조가 공동출범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용혜인 알바노조 대학팀장은 ‘대학 내 근로장학생.아르바이트’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알바와 근로장학생을 불문하고 최저임금이 사실상 최고임금이며, 근로계약서 작성 및 교부, 주휴수당 등 근로기준법상 보장된 권리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현재 고려대 근처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이규원(고려대 알바노조 조합원) 씨는 “제가 처음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건 대학에 갓 입학한 새내기시절이었다. 그때의 저는 매일 약속된 시간이 한참 지날 때까지 일을 하고 주휴수당, 야간수당, 휴게시간 등을 보장받지 못한 채 일을 했다”며 “수능 공부를 마치고 갓 대학에 들어온 저에게 알바생이 정당하게 누려야 할 권리들을 알려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그 모든 부당한 대우가 당연한 것인 줄만 알았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알바를 하는 것은 3학년이 되어서도 변하지 않았다. 현재 일하고 있는 편의점에서는 저에게 최저임금 4860원조차도 제대로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다만 달라진 것은 최저임금이 무엇인지조차 몰랐던 몇 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제가 받을 임금이 법으로 정해진 최저시급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로, 즉 부당한 것임을 알면서도 일을 시작한 점”이라고 했다.

그는 “법으로써 보장돼 있으나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권리들을 되찾고, 나아가 최저시급을 올리기 위해 알바노조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며 “전국의 대학생들에게 알바노조에 가입해 함께 활동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강대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하는 한나현(서강대 알바노조 조합원) 씨는 “근무 관리자에게 미운 털이 박히면 어쩌나하고 걱정하고 있는 한 소심한 근로장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자리에 선 이유는 대학 알바노조의 활동에 공감하고 있고 또 그 출범을 환영하는 마음에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사실 노조는 학생들이 자신과 멀게 느끼는 단어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알바를 해 본 경험이 있거나 하고 있겠지만 아르바이트를 하는 스스로를 노동자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근무지에서 겪더라도 사장은, 마음에 안 들면 알바인 니가 나가야지 하고, 제 자신조차도 이 일을 평생할 것도 아닌데 그냥 참고 말자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근로장학생은 장학생이라는 이름 아래 정당한 권리주장을 하지 못하는 애매한 위치에 있다”며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편한 알바라는 이유만으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지만 노조를 통해서 당당하게 맞설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구교현 알바노조 위원장 후보는 “대학생들이 높은 등록금, 주거비,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현장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알바 일자리는 근로기준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일자리들로 넘쳐난다”며 “이러한 현장에서의 권리찾기부터 시작해 향후 대학생·청소년 등에 주체에 맞는 활동들을 알바노조에서 고민하고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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