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나베 가즈코 지음/ 최지운 옮김/ 21세기 북스






극심한 장기불황 및 취업난에서 사소한 인간관계까지 우리는 일상 곳곳에 도사린 가시들로 인해 툭 하면 상처받고 틈만 나면 약해진다. 이 책은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청춘 멘토 와타나베 가즈코 수녀가 삶에 지친 우리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격려의 에세이이다. 와타나베 수녀는 서른여섯의 나이에 노트르담 청심여자대학교 학장으로 부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받고 희망과 용기를 전해주는 교육자, 지도자, 종교인이자 일본에서 출간 5개월 만에 70만 부 판매 돌파하는 베스트셀러 1위 작가이다.

그런 그녀가 한없이 약하고 여린 이 시대의 청춘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인생을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혜와 용기, 믿음과 사랑의 가치를 일깨워준다.

와타나베 수녀는 아홉 살의 어린 나이에 눈앞에서 가장 사랑하는 아버지가 총에 맞아 숨을 거두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갑작스럽게 가톨릭교 신앙을 갖게 되어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수도원에 들어가고, 우울증으로 입원도 하고 약물치료도 받는 등 생각지도 못한 일들을 겪게 된다. 그러한 경험 속에서 힘든 아픔을 느끼고, 미숙했던 자신을 되돌아보고 사건의 하나하나를 마주함으로써 자신에게 닥친 일들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아무리 다치고 지쳐도 미소를 잃지 않는 것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을 원망하지 않고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는 과정에서 삶을 기쁨으로 채울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순탄치 않은 인생을 제대로 겪었던 큰 어른답게, 그녀의 언어는 담백하고 간결하다. 따스하면서도 명징한 언어로 삶에 지친 우리를 위로하고 격려한다. 몸소 아픔을 겪어본 사람만이 타인의 통증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듯 그녀의 한 마디 한 마디는 파란만장한 삶을 발효시켜 얻은 깨달음의 정수를 보여준다.

관념적인 수사나 상투적인 표현 대신 지극히 평이한 말로 우리가 살아가면서 부딪히게 되는 크고 작은 상황과 감정들의 본질을 새로이 일깨워주고 다독여준다. 아무리 힘들고 절망적인 상황이 닥치더라도 미소를 짓기만 해도 마음에 꽃을 피워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따스한 목소리로 전한다. 또한 긍정의 힘과 하느님과의 만남, 그리고 새로운 인생 계획을 설계할 수 있도록 현실성 있는 방향을 제시하고 다음과 같은 팁을 전해준다.

우리 인생에 쓸모없는 것은 한 가지도 없다. 설령 괴로울지라도 이를 극복했을 때 그것은 우리의 인생 중에서 ‘고난의 이력苦歷’을 풍성하게 해준다. 경력이나 학력보다 ‘고난의 이력’에 큰 의미를 두고 ‘힘든 인생을 잘 살아왔구나’ 하며 노고를 위로하며, 오늘 우리의 ‘괴로움’을 ‘괴로움이 아님’으로 받아들여 자신만이 쓸 수 있는 인생의 이력서를 써 내려가길 바란다.

정리 이주리 기자 juyu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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