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정가’ 들썩



지방선거 승패의 분수령인 ‘중부권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정치권에선 충청권 선거 결과가 전체적인 판세를 좌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야는 모두 이 곳에 배수의 진을 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새누리당은 대전과 세종시 두 곳, 민주당은 충북과 충남 두 곳의 단체장을 확보하며 팽팽한 힘의 균형을 이루고 있다. 충청권 분위기를 살펴봤다.




# 왼쪽부터 안희정 충남지사, 이시종 충북지사, 새정치연합 윤여준 공동위원장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선 중원에서 밀리면 안 된다.”

여야의 중원쟁탈전이 치열하다. 충남에선 민주당 소속 안희정 충남지사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충북과 대전에선 여당 후보들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새누리당 지지율이 50% 초중반 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어 판세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선거에선 민주당이 충남과 충북을 접수하고, 새누리당은 대전시장만 승리하면서 여소야대가 됐다.

“여야 서로 백중세”

충남은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안 지사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성무용 천안시장, 홍문표 이명수 의원, 정진석 국회사무총장 등 새누리당 후보군보다 두 배 가까이 앞선 모양새다. 하지만 높은 여당 지지율과 새정치신당 후보가 아직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는 점이 변수다.

충북에서는 다자대결이 펼쳐질지, 양자대결일지가 관심사다. 민주당 소속의 이시종 지사와 새누리당 후보 간 양자대결 구도가 되면 이 지사가 불리하거나 접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여당에선 서규용 전 농림수산식품부장관과 이기용 충북도교육감 등이 후보로 거론된다.

염홍철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대전시는 민선 4기 시장을 지낸 새누리당 박성효 의원이 5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보이면서 타 후보군을 따돌리고 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충청은 새로운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이 적어 보수 통합의 지역 정서와 민주당 현역 프리미엄이 서로 상충하면서 백중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이 지방선거 컨트롤타워에 충청 출신 국회의원들을 대거 포진시킨 점도 관심을 끈다.

당내 ‘지방선거기획단’과 함께 지역 맞춤형 공약을 발굴하고 공천 기준을 마련하는 등 정책 및 공약개발과 후보에 대한 홍보 전략을 수립하는 ‘지방선거기획위원회’에 충청출신 국회의원이 3명이나 포함된 것이다.

지난달 말 발족한 새누리당 ‘지방선거기획위’는 홍문종 사무총장을 위원장으로 청주 출신 김현숙 정책위 제5정조위 부위원장(비례대표)과 제천 출신 박창식 홍보기획부본부장(비례대표), 김동완 지방자치안전위원장(충남 당진)이 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홍 위원장과 함께 지방선거의 선거 전략을 수립하고 중앙당 차원의 지방선거 실무도 뒷받침할 예정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방선거기획위에 충청출신이 3명이나 포함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그만큼 이번 지방선거에서의 승패도 충청이 가르지 않겠냐는 게 중앙당의 시각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보통 지방선거 기획단엔 지역안배를 고려해, 전국적으로 골고루 포진시키는 게 과거 사례였다.

“전체 승패 가를 것”

실제로 최근 들어 충청권 인사들의 활약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강창희 국회의장과 박병석 국회부의장,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여기에 새누리당 서청원 송광호 이완구 의원, 민주당 노영민 의원 등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안철수 의원이 주도하는 새정치연합의 파급력도 관심을 모은다. 새정치 연합은 2월 말 대전시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시작으로 충청권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 출신인 윤여준 공동위원장이 직접 충청권을 공략할 것으로 알려져 기존 정치권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

대전에선 김태훈 전 대전시의원이 중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데 이어 최용규 대전내일포럼 운영위원이 대덕구청장 출마를 공식화 했다. 송용호 전 충남대 총장과 선병렬 임영호 류근찬 전 의원, 김영진 대전대 교수 등이 새정치연합에 참여해 지방선거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충북은 아직 조용한 편이다. 새정치 신당이 충북도당 창당을 하려면 100명의 발기인과 1천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새정치연합은 3월 충북도당 창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체 판세를 좌우할 ‘중원전’에서 누가 마지막에 웃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저작권자 © 위클리서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