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3분기 두 차례 3조 챙겨

한국전력이 3분기에 두차례 전기요금 인상에 힘입어 3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가운데 국민만 봉이냐는 반발이 일고 있다. 한전은 11일 연결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조861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9% 늘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14조9075억원으로 4.3%, 순이익은 1조5690억원으로 61.1%가 각각 늘었다. 이는 2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은 15.7%, 영업이익은 245.1% 급증했다. 또한 1∼9월 매출액은 42조5695억원은 전년동기대비 7.1% 증가에 그친 반면에, 영업이익은 4조9179억원으로 무려 342.3%나 폭증했다.

민간대기업들은 예외없이 영업이익 급감으로 `어닝 쇼크`를 주고 있는 반면에, 공기업인 한전만 예상밖 영업이익으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던져준 셈이다. 이처럼 한전이 3분기에 4조6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거둔 것은 지난해 1월과 11월에 이례적으로 2차례나 전기요금을 올린데다가, 올해 국제유가 급락으로 연료비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제유가는 연초대비 25% 폭락했다. 한전은 전기요금을 올린 데다가 국제유가는 폭락하면서 앉아서 엄청난 불로소득을 얻게 된 셈이다.






9월 말 현재 부채비율은 201.2%로 작년 말보다 1.1%포인트 하락했다. 여기에다가 최근 현대자동차에 삼성동 본사 부지를 공시가보다 3배 이상 높은 10조4000억원에 매각하면서 향후 부채비율은 크게 낮아질 게 확실시된다. 이번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에서 삼성동 한전 본사 사옥 매각금액은 제외됐다.

이처럼 천문학적 영업이익을 올리고도 한전은 전기요금을 내릴 생각은 하기는커녕 추가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전기요금 인상 추진 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전망이다. 특히 이 같은 영업이익은 대기업이 아닌 국민이 모두 부담한 것이어서, 국민이 봉이라는 반발이 커지고 있다.

추미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난달 국정감사 때 지난해 전기요금 할인액 실태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한전이 원가이하로 전기를 공급하면서 100대 기업이 얻은 이득은 총 2조487억원에 달했다.

요컨대 한전이 올 들어 9월까지 거둔 5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은 예외 없이 국민 주머니에서 나간 돈이라는 의미여서, 전기요금 인하 여론이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어서 향후 당국의 대응이 주목된다.

오진석 기자 ojst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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