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새 집행부, 당선 동시 ‘총파업투쟁본부 체계’ 파격 행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제8기 신임 집행부가 내년도 총파업 투쟁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에 나서겠다고 선포했다. 이들은 취임과 함께 민주노총을 총파업투쟁본부 체계로 전환하는 등 즉각적인 투쟁태세를 갖춘다는 방침이다.

사상 첫 민주노총 임원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한상균 위원장, 최종진 수석부위원장, 이영주 사무총장 당선자는 30일 오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도 정세전망과 투쟁계획 등을 밝혔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당선자는 “19년 만에 처음으로 치러진 민주노총 임원직선제 결과 변방의 해고노동자가 위원장으로 당선되는 이변을 만들어냈다. 이번 직선제의 의미를 이 땅의 고통 받는 노동자와 국민의 마음이 모아진 승리로 받아 안고 있다”며 “조합원의 힘을 모아 민주노총이 전체 2000만 노동자의 구심으로 이 사회를 올바르게 견인해 나가고, 정권과 자본의 폭주에 제동을 거는 출발에 섰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상균 위원장 당선자는 취임과 함께 박근혜 정권의 노동시장 구조 개악, 비정규직 확대 등에 맞서 내년도 총파업을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9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비정규직 종합대책과 관련해서는 해고 요건 완화, 비정규직 확대를 위한 ‘장그래 죽이기 법’이라고 규탄하며 국민운동본부를 구성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상균 당선자는 “1월부터 총파업은 시작될 것이다. 민주노총을 총파업투쟁본부로 강화하고, 장그래를 살리기 위해 전 사회계층과 함께 국민운동본부도 만들어 나가겠다”며 “총파업이 성사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의문은 기우에 불과하다. 내년도 2월 12일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총파업에 대한 세부적 프로세스를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최초 여성 사무총장으로 당선된 이영주 당선자 역시 “총파업의 첫 작업인 11월~12월 전국 현장에서 노동자들을 만나겠다는 1차 목표가 이뤄졌고, 이후 오는 1~2월 총파업을 위한 전국적인 교선 작업과 조직혁신 작업을 병행해 나갈 것”이라며 “또한 3~4월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한 투쟁을 시작으로 분노를 모아 나가는 체계적인 총파업 준비 작업을 설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또 “정리해고 및 비정규직 철폐, 공공부문 민영화 저지 및 노동기본권 쟁취 투쟁 등에 있어 각 산별들이 각개전을 할 것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총 전선을 치고 모든 노동자와 함께 투쟁을 진행해야 한다”며 “새 집행부 3년간, 지난 15년 동안 민주노총이 놓쳐 왔던 많은 노동현안에 정면으로 맞서겠다. 박근혜 정권에 브레이크를 거는, 사회변혁의 중심의 서는 민주노총을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종진 수석부위원장 당선자는 “4.16 세월호 대학살 국면에서 민주노총이 강력하게 투쟁으로 맞섰다면 이후 박근혜 정권이 일방적인 연금개악, 비정규직 개악 카드를 꺼낼 수 있었겠나”라며 “다가오는 공세 속에서 민주노총의 역할은 정권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이라 확신하며 이 길에 주저함 없이 함께 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노사정위 참여에 대해서는 분명한 반대의 입장을 밝히면서도, 민주노총을 사회적 파트너로 인정한다면 어떤 대화테이블에도 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한상균 당선자는 “장그래를 살릴 수 있다면 박근혜와의 대화는 물론이고 여야 정당 대표들 및 관련된 모든 기관과 대화에 응할 수 있다”며 “다만 양보와 들러리를 전제로 하는 노사정대화 틀에는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 분명하다. 민주노총을 사회적 파트너의 한 축으로 인정하는 전제조건이 있다면 어느 누구와의 대화도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한상균-최종진-이영주 신임 집행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민주 대 반민주 구도를 넘어 노동과 자본이 전면적으로 대립할 수밖에 없는 정세가 지금 펼쳐지고 있다. 한국사회 전체 민주-변혁세력을 박근혜 정권과의 투쟁 아래 결집시켜야 한다는 것이 80만 조합원의 명령”이라며 “총파업투쟁은 이미 시작됐다. 공무원연금 개악과 노사정위원회를 앞세운 노동법 개악에 맞서 즉각적으로 투쟁태세를 갖출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민주노총을 투쟁본부로 전환하는 것을 시작으로 지역본부와 산별노조 또한 투쟁체제로 만들 것이다. 나아가 민주노총 선거에 임한 모든 후보조에게도 함께 투쟁할 수 있는 길을 열겠다”며 “이 땅 모든 노동자 민중과 민주-변혁 세력에게 호소한다. 민주노총과 함께 박근혜 정권에 맞선 투쟁을 함께하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 제8기 신임집행부 임기는 오는 1월 1일부터 3년 간이다.

공민재 기자 selfconso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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