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63회 수요집회 현장

28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영하의 날씨에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1163회 수요집회가 어김없이 열렸다. 수요집회는 1992년 1월 8일을 시작으로 올해로 23년을 맞았다.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을 맞는 2015년 수요집회는 유난히 집회에 참가한 여고생들은 “날씨가 너무 춥다. 할머니들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본의 사죄를 받아내기 위해 노력하신 세월을 생각하니 너무 마음이 아프다”고 고개를 떨궜다. 이들은 이어 “우리가 역사 왜곡을 바로 잡아야 하는데 할머니들께 짐을 지워드린 것 같아 죄송하다. 할머니들의 세월을 다 보상해 드릴 순 없지만, 할머니들의 인권회복과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윤미향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대표는 “1990년 11월 37개의 여성·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결성됐고 1992년 1월 8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수요시위가 시작됐다”며 “처음에는 경찰들이 참석하려는 학생·청년들을 막아서는 일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수요집회가 23년, 1163차까지 올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는 필리핀, 대만, 미국, 일본 등 전세계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함께 행동하고 있다”며 “할머니들에게 아직 해방은 오지 않았다. 진정한 해방의 날을 맞이할 수 있도록 해 드리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표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은 정의와 평화를 세우는 일"이라며 "사상과 이념, 민족, 국경을 넘어야 한다. 여러분이 세계 정의를 세우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이어 “전 세계 사람 중 일본 정치인과 군인처럼 가식적인 사람은 없다. 마음의 문을 열고 무엇을 잘못했는지 깨달아야 한다”며 “과거사 문제는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함께 해결하려 하고 있다. 일본은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고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의 위안부 피해자들이 매년 사망하는데 그들의 아픔과 이야기는 기억될 것"이라며 "시위를 매주 이어가는 여러분을 존경하며 일본 정부는 이 같은 목소리를 들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연설에서 위안부 문제에 대해 성의 있는 조치를 하지 않으면 일본 정부를 만날 수 없다고 했다"며 "그동안 `기다리는 외교`를 해왔는데 이제 적극적인 외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그동안 피해자가 직접 국제사회에 피해를 알려 변화를 만들면 그 뒤를 쫓아오기만 했다"며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위헌이라는 2011년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규재 기자 visconti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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